매일신문

등뼈찜과 보쌈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한 뒤 차려진 상을 보면 주인이 얼마나 고객의 입장을 배려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먹는 동안 보쌈이 따뜻하도록 중탕(重湯'끓는 물 속에 음식 담은 그릇을 넣어, 그 음식을 익히거나 데움) 위에 고기를 올려 내놓거나 메뉴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곁들이면 고객은 다시 찾지 않을 수 없다.

동구 방촌동 방촌시장 맞은 편 맥도날드 매장 옆에 있는 등뼈찜과 보쌈 전문점 '천년만년'.

살코기가 넉넉하게 붙은 이 집 등뼈찜은 육질이 부드럽고 연령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게끔 카레 맛, 매운 맛, 달콤한 맛 등 세 가지 메뉴로 제공된다. 등뼈를 삶을 때 생강, 마늘을 듬뿍 넣어 잡 냄새를 뺐으며, 이 집에서는 삼색의 각 소스 맛이 잘 배어든 당면과 밀떡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등뼈찜을 어느 정도 먹을 즈음엔 후식인 항아리 잔치국수가 나오는데 국수가 싫으면 남은 소스에 밥을 청해 비벼 먹어도 좋다. 주로 카레 맛은 젊은 연인들이, 달콤한 맛은 어린이들이, 매콤한 맛은 중장년층이 즐겨 찾는다.

물을 얕게 부은 세라믹 냄비 위에 대나무 쟁반을 놓고 소담스럽게 담은 보쌈도 이 곳의 별미다.

질 좋은 삼겹살에 천궁, 계피, 숙지황, 당귀 등 10여 가지 한약재를 넣고 삶아 중탕식으로 내는 보쌈은 먹는 내내 따뜻한 김과 한약향을 솔솔 풍긴다. 곰삭은 보쌈김치와 곁들여 먹으면 아삭한 김치와 쫀득한 고기 맛이 어울려 쉽게 물리지 않는다.

따라 나오는 채소도 이색적인 쟁반에 담아낸다. 주인이 직접 주문제작한 길쭉한 대나무쟁반에 청경채, 치커리(chicory), 직겨자채 등 계절에 맞춰 10여 가지가 가지런히 놓인다.

등뼈찜 1만7천~2만7천 원, 약수보쌈 1만9천~2만7천 원, 약초보쌈 2만2천~3만 원.

문의:053)985-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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