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은 대한 간학회가 정한 '제6회 간의 날'이다. 잘못된 음주문화, 스트레스 등으로 현대인의 간 건강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사망원인 통계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인구 사망률 6위, 40대 사망률 2위를 기록할 만큼 간질환은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다. 간의 날을 맞아 비만 인구가 급증하면서 최근 크게 늘고 있는 비알코올성 지방 간질환인 지방간과 지방간염에 대해 알아본다.
■지방간과 지방간염이란
최근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한 간 기능 이상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많은 사람들이 비만에 의한 지방간이나 지방간염 진단을 받고 있다. 지방간이나 지방간염은 수능 준비로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는 고 3학생들에게도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 비만과 관련하여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방간이나 지방간염은 비알코올성 지방 간질환에 해당된다. 비알코올성 지방 간질환이란 용어는 1980년대 미국 병리의사인 루드비히 등이 음주와 관련이 없으면서 간조직 검사상에 알코올성 지방 간질환과 동일한 소견을 보이는 경우를 가리켜 처음 사용했다. 비알코올성 간질환이 중요한 이유는 비만이 지속되면 지방간이 지방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고 지방간염이 되면 간섬유화를 거쳐 간경변, 나아가 간암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간은 간 조직 내에 지방이 많이 축적되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간세포 내 지방함량이 증가된 경우를 총칭하여 지방간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세포내에 지방이 축적되게 되면 세포의 기능이 떨어진다. 지방이 축적되는 속도가 빠르지 않는 경우 세포가 환경에 적응, 세포의 크기는 커지지만 고유기능은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 세포들은 예비기능을 보유하고 있어 약간의 손상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지방이 축적되는 속도가 빠르고 양이 많아진 경우 세포가 적응하지 못해 모양도 변하고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지방간 상태에서 바이러스성 간염이나 알코올성 간염에서 처럼 염증이 동반되는 경우를 지방간염이라고 부른다.
■발생 현황
지방간과 지방간염은 어린이를 포함한 모든 연령 군에서 발생이 가능하지만 특히 40대에서 많이 나타나며 체중과 비례적으로 유병률(어떤 지역에서 어떤 시점에 조사한 환자수를 그 지역 인구수로 나눈 비율)이 증가한다. 지방간은 정상인의 10~15%, 비만한 사람들의 70~80%, 지방간염은 비만하지 않은 군에서는 3%, 아주 심한 비만 환자들에게서는 15~20%정도 발견된다.
1990년 이전에 발표된 연구들은 지방간염의 대부분이 여자에게 발병한다는 내용을 싣고 있으나 최근 연구들은 남녀간 비슷한 비율로 발견됨을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유병률에 관한 보고는 없으나 비만이 심각한 사회 문제인 미국의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 간질환 유병률은 15~39%, 지방간염의 유병률은 2~3%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만성적으로 간기능 검사상의 수치가 상승되어 있는 일반인의 70%, 비만이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간조직 검사를 할 경우 90%가 비알코올성 간질환을 갖고 있다는 것.
■원인 및 증상
음주에 의한 알코올성 지방간을 제외하면 비만, 당뇨병 등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체질량지수(체중을 미터 단위의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30kg/㎡ 이상인 비만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의 유병률이 4.6배 증가한다. 특히 복부비만은 체질량지수가 정상이라 하더라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을 일으키는 중요한 위험 요소다. 제2형 당뇨병은 체질량지수와 관계없이 위험 인자이며 고중성지방혈증은 고콜레스테롤혈증에 비하여 위험성이 더 높다. 몸무게가 표준체중 보다 과다하게 많이 나가는 사람,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서 간기능 검사상 간효소치 증가가 발견되면 일단 지방간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러나 지방간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간기능 검사상 이상이 발견되는 것은 아니며 간기능 검사가 정상이라고 해서 지방간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다. 지방간이 심하지 않는 경우 간기능 검사도 정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방간의 경우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지방간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 대부분은 검진을 받다가 우연히 지방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경우다. 일부 환자들은 우상복부 (오른쪽 갈비뼈 아래 부분)에 불쾌감이나 약간의 통증 때문에 복부초음파 검사를 실시하여 알게 되기도 한다. 환자들 중 피로감, 식욕부진, 복부불쾌감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나 지방간으로 인한 증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진단 및 치료법
지방간이나 지방간염을 진단하는 방법에는 간기능 검사, 복부초음파 검사, 복강경 검사와 간조직 검사 등이 있으나 진단을 위하여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복강경 검사와 간조직 검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간기능 검사와 복부초음파 검사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하다.
간효소치(GOT와 GPT)와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하는 등 지방간이 의심될 경우 일반적인 간기능 검사 외에 중성지방 검사를 반드시 해야 하며 지방간을 치료하여 얼마나 호전되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도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검사 역시 중요하다.
지방간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 방향도 그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건강한 사람에게 우연히 발견되는 지방간은 대부분 비만에 의한 것이다. 비만에 의한 지방간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영양섭취를 줄이고 운동으로 열량을 소모하여 체중을 감소시켜야 한다. 체중은 그대로 두고 약을 통해 지방간을 치료 하려는 생각은 잘못이다. 기름에 튀긴 음식은 삼가해야 하며 몸속에서 소비되지 않은 탄수화물은 중성지방으로 변하기 때문에 설탕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이나 음료수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당뇨병을 갖고 있는 뚱뚱한 사람의 50% 정도가 지방간을 갖고 있다. 이 경우도 지방간은 당뇨병보다는 비만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식이요법과 적절한 운동을 통해 혈당을 낮추고 지방간도 좋게 할 수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권영오 경북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비만환자가 늘면서 비만과 관련된 지방간, 지방간염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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