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현대 대북사업 재검토 배경·전망

현대그룹과 대북사업 전반의 계약 당사자인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사업 전반의 재검토 입장을 밝혀 그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 퇴출사태가 불거진 뒤 고심 끝에 나온 북한의 공식담화는 이번 사태의 근본 책임을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현대아산 측이 보인 신의없는 태도에서 찾고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이 성사되자마자 그동안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함께 대북사업에 헌신해온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을 퇴출시킨 것이 이를 방증한다는 주장이다.

북한은 또 김윤규 부회장의 비리와 북한 연루설을 제기한 한나라당 태도 등을 거론하면서 이번 사태가 정치적 음모 아니냐고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특히 현대 상층과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의 근친관계까지 거론하면서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과 미국 관계를 거론하면서 남북관계 속도조절을 주장하는 미국 입김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했다. 북한의 이 같은 본질적인 문제제기로 미뤄 당분간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은 안개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개성관광이나 백두산관광사업 등에 대해 "현대와는 이 사업을 도저히 할 수 없게 됐으며 부득불 다른 대상과 관광협의를 추진해 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분명히 해 당분간 현대그룹의 대북관광사업 참여는 어렵게 됐다.

다만 아·태평화위가 "현대 상층부가 옳은 길에 들어선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금강산관광의 넓은 길을 열어주는 아량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해 일단 그동안 진행돼온 금강산 관광사업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담화에서 "현대 상층부에 기생하려는 야심가들을 버리고 옳은 길에 들어설 것"을 강조함으로써 이번 사태를 주도한 측근들 정리를 요구, 사업재개 여지를 남긴 것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정부도 현대그룹이 대북사업을 계속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을 하는데 북한 입장에서는 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일단 북측이 요구한 조치들이 있는 만큼 완전히 현대와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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