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2000년대 명문구단' 기틀 마련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2005한국시리즈 제패로 2000년대를 대표하는 명문구단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멤버인 삼성은 해외 전지훈련에 나서고 경산 볼파크를 마련하는 등 앞서 가는 야구단 운영으로 주목받았으나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의 독보적인 존재인 뉴욕 양키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같은 명문으로 올라서지 못했다.

삼성은 지난 24년 간 프로야구 무대에서 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을 포함해 통산 3차례 챔피언이 됐다. 1980~1990년대를 풍미한 해태(기아의 전신)가 9차례 우승, 한국을 대표하는 팀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고 1996년 창단한 현대가 짧은 역사에도 4차례, 두산이 3차례 정상에 선 경험이 있다. 또 LG와 롯데가 2차례, 한화가 1차례 우승해 2001년 창단한 SK를 제외한 전 팀이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2002년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서며 2000년대 3차례(2000년, 2003년, 2004년) 우승한 현대를 추월할 기세를 보이고 있다.

프로야구 관계자들은 다른 팀의 거센 도전이 있겠지만 앞으로 삼성의 우승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년 전에도 이 같은 평가가 나왔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평가다. 김응용 감독이 이끌 당시 삼성은 이승엽이란 걸출한 타자를 앞세운 '공격 야구'로 성공했지만 지금은 선동열 감독의 투수력과 수비를 중시하는 '지키는 야구'로 변신했다는 것.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드러났듯이 단기전에서는 투수력이 승부를 좌우하는 경우가 절대적이다.

따라서 삼성은 내년 시즌에도 우승 후유증을 크게 앓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오히려 올해 경험을 쌓은 젊은 선수들이 더 큰 힘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선동열 감독 등 코칭스태프도 이번에 큰 경험을 쌓았다. 무엇보다 김응용 사장과 김재하 단장이 이끄는 프런트가 삼성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점은 가장 큰 장점이다.

그러나 삼성이 진정한 명문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내년 우승을 위한 팀 정비가 필요하다. 올 시즌 노쇠 기미를 보인 타자들의 경우 상당수 물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2000년대 들어 인기가 뚝 떨어진 야구팬들의 관심을 되돌리는 일도 늦춰서는 안 될 일이다. 올해 대구시민야구장을 찾은 관중이 지난해의 2배가 됐지만 평균 관중 수는 5천여 명에 머무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3만여 석 규모의 프로야구 전용경기장을 마련해야 한다. 전용구장 건설은 야구에 대한 인기를 되살리고 관중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삼성 구단은 독자적으로 전용구장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정부와 대구시에 기대고 있으나 먼저 삼성 그룹이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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