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우-관객 함께하는 '쉬운 오페라'

대구시립오페라단의 플로토우 '마르타'

22일 오전 11시쯤 대구문예회관 대강당 2층 대구시립오페라단 연습실. 오페라 '마르타'의 대단원을 재연하는 합창단의 우렁찬 하모니가 연습실로 향하는 복도까지 타고 흘렀다. 날카롭게 동작하나 하나를 지적하던 연출가의 손끝이 배우들을 향해 이번에는 동그라미를 그렸다. 그제야 비로소 단원들은 긴장감에 잔뜩 힘이 들어간 어깨를 내려놓았다.

"자 이제 마무리돼 갑니다. 내일 연습 때는 동작을 좀더 크게 해봅시다."

27일부터 29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서 관객을 맞게될 대구시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마르타'. 2005대구국제오페라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하게 될 작품인 동시에 대구오페라 역사상 처음으로 오페라 전곡을 독일 원어로 준비해 무대에 올리는 '초연'작품이라는 의미까지 더해 어느 때보다 기대가 모아지는 공연이다.

무엇보다 관객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갈 장면 하나하나에 공연을 준비한 모든 이들이 흘린 땀이 묻어나오는 작품이다. 공연 준비기간만 꼬박 4개월. 원어 공연에 대한 생소함, 그리고 발음조차 쉽지 않은 독일어를 외워야 한다는 부담감 등으로 캐스팅부터 쉽지 않았다는 것이 제작진의 말.

실제로 목소리에 신경을 곤두세워야하는 오페라 배우들은 연기 연습만큼이나 발음교정을 받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3중고를 겪기도 했다고 한다. 플로토우의 '마르타'는 이탈리아 작품에 주로 접하는 국내 관객들에게는 아직은 낯선 작품. 무대에 올려지는 횟수 자체가 드물었다. 하지만 민요적 선율과 발랄한 리듬, 이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로맨틱하고 유쾌한 극 전개는 오히려 국내관객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간다.

연출가는 이번 공연을 '즐겁고 쉬운 오페라'로 선보이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들을 미리 깔아놓았다. 근대적 느낌을 위해 시대적 배경을 100년 정도 앞당기는가 하면 세트변화, 막전환에 다양한 볼거리를 집어넣었다. 낭만적 희가극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극 중간중간 해설을 가미한 자막, 시골을 누비며 구한 소품들, 조명, 의상 등 보여지는 부분에는 아낌없는 투자를 감행했다.

김희윤 대구시립오페라단 단장(연출)은 "일방적으로 보여주기만 하는 작품이 아니라 배우와 관객이 함께 즐기며 공감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1700년대 초 앤 여왕 시대 영국 리치먼드를 무대로 한 이 극은 궁정생활에 싫증이 난 여왕의 여비서관 레이디(마르타)와 그녀의 친구 낸시가 여자 시장에 놀러갔다 하녀를 구하러온 마을 청년에게 고용돼 그들의 집으로 가면서 빚어지는 일들과 결국에는 사랑을 찾게된다는 해피엔딩 스토리.

아리아로는 아일랜드 민요 '한떨기 장미꽃'을 비롯해 '꿈과 같이', '사랑을 생각하며' 등이 유명하다. 박영태 씨가 지휘봉을 잡아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선율을 전하며 레이디 역에 윤수정, 주선영, 엄미숙, 낸시 역에 윤미원, 김은형 김정화가 출연한다. 053)666-6111.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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