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호선 개통 일주일 '교통 흐름 변했나'

지하철 2호선이 개통(18일)된 지 일주일 만에 대구 교통패턴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자가용과 택시, 버스로 출퇴근했던 대구 시민들이 성서~시지 29km를 잇는 지하철 2호선으로 속속 옮겨가면서 대구 교통의 대동맥인 달구벌대로 교통체증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

◇지하철 승객 얼마나 늘었나

대구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2시 개통부터 23일까지 6일간 대학생, 직장인, 주부, 노인 등 지하철 1, 2호선의 승객은 하루 평균 26만9천348명으로 1호선만 운영했던 이전 14만 명과 비교해 13만 명 정도 증가했다.

2호선 개통 이후 1호선 일평균 승객은 16만514명으로 예전보다 2만 명 이상 급증했고, 2호선 자체 승객은 일평균 10만8천814명으로 집계됐다. 또 1호선에서 2호선, 2호선에서 1호선으로 갈아탄 환승객은 일평균 4만~4만5천 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역별 하루 평균 승객수는 반월당역이 1만8천150명으로 가장 많았고 신매역 7천92명, 계명대역 5천900명, 사월역 5천669명, 성서공단역 4천319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하루 최다 승객은 주말인 22일 30만574명으로 1호선은 17만5천600명, 2호선은 12만4천974명이 지하철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지하철공사 박동욱 기획처장은 "이 같은 수치는 대구지하철건설본부가 분석한 하루평균 43만 명에는 다소 모자라지만 1, 2호선 승객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해 3개월 정도 지나면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박 처장은 또 "내년 2월쯤 버스준공영제가 시행되면 환승효과가 커질 것"이라며 "이는 2호선 주변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가가 속속 들어서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면서 출·퇴근 달구벌대로의 차량 통행량도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퇴근 러시아워 시간대에는 항상 막힘현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던 대구경찰청 교통정보상황실에 설치된 71대의 모니터 화면이 지하철 2호선 개통 이후엔 시원하게 뚫린 달라진 모습을 전달하고 있는 것.

지역 각 방송사 교통 리포터들도 달구벌대로의 출·퇴근길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MBC 김보현 교통리포터는 "평소 출근시간대 만촌네거리~범어네거리 구간은 차량들로 빈틈을 보이지 않았는데 요즘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며 "만촌네거리에서 수성교 통과하기까지 30분 이상 걸리던 출근길이 지하철 2호선 개통 이후 15분 정도로 절반 가량 줄어든 것 같다"고 전했다.

퇴근길도 마찬가지다. 대구 MBC의 임수현 교통리포터도 "달구벌대로에서 퇴근길 상습 정체구간인 성서~죽전네거리, 두류네거리~반고개, 반월당~봉산육거리, 수성교~범어네거리 등의 교통사정이 1주일 새 많이 원활해졌다"고 했다. 임 리포터는 특히 "달구벌대로에서 가장 악명높은 퇴근길 정체구간인 반월당에서 수성교 사이가 지하철 개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누가 지하철을 타는가

지하철 2호선은 대학생, 직장인들의 출퇴근 및 생활 패턴에 가장 큰 변화를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학생

2호선 계명대역은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계명대 학생 수가 하루 평균 1천~1천100명 선으로 집계됐다.

김천에서 대구로 통학하는 이은경(22·여·공중보건학과 2년) 씨는 "대구역에서 내려서 다시 버스를 타면 학교까지 빨라도 1시간 이상은 걸렸는데 지하철은 모든 점에서 편했다"고 말했다. 김범수(25·경영정보학과) 씨는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대학생들에겐 지하철 요금도 20%나 할인돼 앞으로도 대학생 승객들이 계속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2호선 연장을 앞둔 경산 대학생들도 지하철로 이동하고 있다. 대구대 1년 진지혜(20·대구달서구 용산동) 씨는 "학교와 사월역을 오가는 스쿨버스가 새로 생겼다"며 "예전엔 집~성당못(택시)~안심(1호선)~학교(버스)를 오가야 하는 불편 때문에 지하철을 타지 않았지만 2호선과 스쿨버스로 교통수단을 바꾼 지금은 최소한 30분 이상은 통학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기뻐했다.

▲직장인

대구성서공단 근로자들과 대구와 경산을 오가는 직장인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서공단에서 일하는 현창호(36·경산시 중산동)·강미향(30) 씨 부부는 "기름값과 고속도로 통행료만 한 달에 60만 원이나 들었는데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고, 부부 대화시간도 늘어나는 등 일석이조"라며, "계속 지하철을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단에서 동구 각산동 집까지 출퇴근하는 이종명(43·동구 각산동) 씨는 "예전엔 공장 직원 차를 얻어타고 반월당역에 내려 다시 1호선을 갈아탔다"며 "지금은 지하철만 한 번 환승하면 된다"고 했다.

KT 경산지점에서 근무하는 김성철(43·남구 대명동) 씨는 "평소 버스를 두 번씩 갈아타야 하는 불편이 있었지만 지하철은 모든 불편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교통비까지 아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전했다.

반월당역에서 사월역까지 2호선을 타고다니는 회사원 박창곤(48·경산시 중방동) 씨는 "버스로 40분 이상 걸리던 퇴근 길이 2호선 덕분에 15분으로 단축됐다"며 "자가용은 사월역 인근에 주차하고 2호선으로 통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남(35·경산시 삼풍동) 씨는 "아내가 지하철 2호선 사월역까지 데려다 주면 중앙로에 위치한 회사까지 2호선으로 출퇴근할 것"이라며 "절약된 시간은 건강을 위해 운동에 투자할 것"이라고 좋아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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