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이지리아 여객기 추락 117명 사망

22일 라고스 공항 이륙 직후

승객과 승무원 117명을 태운 나이지리아 벨뷰항공 여객기가 22일 밤(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라고스공항을 이륙한 후 추락했다고 현지관리들이 밝혔다. 지드 이비놀라 나이지리아 연방항공국 대변인은 이날 오후 8시45분 라고스공항을 떠나 수도 아부자로 향하던 보잉737 여객기가 이륙 5분 뒤 관제탑과 교신이 끊겼다고 밝혔다. 이륙 당시 라고스 주변에는 뇌우가 심했다.

현지 방송인 AIT는 여객기 추락지점이 라고스에서 북쪽으로 30㎞가량 떨어진 오요주(州)의 리사마을 근처라고 보도했다. 따라서 이 여객기는 이륙 직후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추락원인이나 비행기록장치 수거 여부 등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으며 생존자 여부나 추락시점과 장소, 탑승인원에 관해 초기에 알려진 내용 가운데 상당부분은 잘못된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당초 탑승자 가운데 절반가량이 생존했다고 밝혀 구조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켰으나 현지 구호요원들은 이를 부인했다. 현지 적십자의 아비오둔 오레비이 총재는 23일 로이터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생존자가 있는지 확인할 수는 없으나 그 흔적은 없다"면서 "구조대원들이 불에 탄 시신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오레비이 총재는 또 "추락한 비행기는 완전히 파괴돼 잔해가 곳곳에 흩어져 있다"고 지적하고 "생존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사고 직후 여객기가 추락한 지역으로 알려진 오요주 정부의 아빌롤라 올로코 대변인은 "탑승자 가운데 절반가량인 50명 정도가 생존했다"고 말했다가 "가장 최근에 올라온 보고들에 따르면 모든 탑승자들이 사망했다"고 앞서의 발언을 정정했다.

추락장소에 관해 라고스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리사 근처라는 보도와 라고스 북쪽 200㎞ 거리의 키시 근처라는 보도가 함께 나와 혼란을 부추겼으며 탑승인원도 한동안 분명하게 정리되지 않아 엇갈리는 보도가 난무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나이지리아 정부 고위 관리들과 미국인과 유럽인을 비롯한 외국인도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지만 구체적인 명단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이날 부인이 스페인에서 수술을 받은 뒤 사망하는 개인적 비극을 겪었지만 구호작업을 진두지휘했다고 대통령실 관리들이 밝혔다. 오바산조 대통령은 나이지리아인들에게 탑승자들이 구조될 수 있도록 기도할 것을 촉구했다고 관리들은 전했다.

나이지리아 최대도시 라고스에서 여객기 대부분은 대서양 방향으로 이륙해 해안 쪽으로 되돌아간다. 벨뷰항공은 나이지리아 민간 항공사로 국내 및 아프리카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이 항공사는 10여 년 전 처음 출항했으나 추락 사고를 겪은 적은 없다.

이번 사고가 테러와 관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국제 테러공격의 대상이 된 적이 없으나 지난 6월 라고스 주재 미국 영사관에 테러 위협 전화가 걸려와 이틀간 영사관을 폐쇄한 바 있다. 인구 1억3천만 명의 나이지리아 북쪽 지역에는 이슬람교도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남쪽은 기독교가 우세해 가끔 종교 분쟁이 발생한다.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는 지난 2002년 케냐에서 이스라엘의 전세 항공기를 겨냥, 견착식 미사일 공격을 가했으나 불발로 끝난 바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2002년 5월 여객기가 이륙 직후 북부 도시 카노의 교외에 추락해 승객들과 추락 현장에 있던 주민 등 140명 이상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라고스A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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