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안 삼킨 '너울'

7m 파도 습격 "으~악"

23일 동해안에 갑자기 몰아 닥친 너울로 포항과 영덕, 강릉, 울산 등지에서 4명이 숨지는 등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6, 7m의 높은 파도가 일면서 동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사흘 동안 너울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으며 주민들은 "이렇게 높은 파도가 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사고들

23일 오후 2시 45분쯤 포항시 동해면 임곡리 방파제에서 놀던 이모(4·포항 약전리), 신모(7·포항 임곡리) 군 등 어린이 2명이 2, 3m의 높은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빠져 숨졌으며 이날 오전 11시 30분쯤에는 울산시 정자동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던 이모(47·울산), 오모(64·울산) 씨 등 2명이 파도에 휩쓸려 이씨가 숨졌다.

또 강릉 주문진항에서도 파도에 실종됐던 김모(25·경기도 안산) 씨가 이날 숨진 채 발견됐으며 이날 오전 9시 35분쯤 영덕군 대진항 방파제에서 김모(50·경기도 성남) 씨 등 3명이 파도에 휩쓸려 바다에 추락한 뒤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어촌 피해도 잇따라 울산에서는 어선 6척이 전복되고 주택 20여 채가 침수 피해를 입었으며 강릉에서는 식당, 상가 유리창이 파손되기도 했다.

△너울이란?

파장이 긴 파도를 말한다. 바람에 의해 발생한 큰 파도가 하나의 파로서 계속 진행하는데 바람이 없는 바다쪽으로 진행되면 가파르던 파도가 너울 형태로 변하게 되는 것이다.

△왜 발생하나?

우리나라 동해안은 남해나 서해와 달리 섬이나 갯바위 등 장애물이 없어 태평양에서 발생한 파도가 아무런 막힘없이 그대로 밀려와 깨지지 않은 상태에서 파장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길이가 100m를 넘는 대형 선박도 배 길이 만큼의 너울을 측면으로 만나면 전복될 정도로 너울의 힘은 대단하다.

△피할 수 있나?

너울은 바다에 항상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징조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 기상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동해안 피해의 경우도 안쪽 해안 쪽은 잔잔해 대형 너울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하기 어려웠지만 바깥 바다쪽으로는 풍랑주의보로 인해 바람이 많이 불었다. 그러나 너울은 갑자기 닥쳐 대비가 사실상 어렵다. 특히 동해안에는 너울성 파도가 항상 몰려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평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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