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영어)는 지난해에 이어 올 수능시험에서도 중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7차 교육과정에서는 출제 범위가 확대된 데다, 기존의 유창성(fluency)도 중요하지만 정확성(accuracy)을 특히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독해뿐만 아니라 어휘와 문법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는 뜻이다. 남은 기간 이런 핵심적인 변화를 잘 알고 대비를 해야 한다.
7차 교육과정에서 영어는 상위권 수험생에게는 종전보다 비중이 훨씬 커진 전략 과목이 되었다. 중·하위권 수험생들에게는 다른 영역에 비해 투자한 시간만큼 성적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어떤 경우든 포기해서는 안 되는 과목이다. 최종 마무리 학습에서 유의할 사항들을 정리해 본다.
■ 문법과 어휘
7차 교육 과정에서 정확성(accuracy)을 강조한다는 말은 어휘와 문법 실력을 묻는 문항을 강화하겠다는 의미이다. 수험생들이 어려워하는 어휘와 문법 문제는 상위권 수험생들에게는 가장 변별력이 높은 문제가 될 것이다.
문법은 크게 동사구와 명사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과거 몇 년 간 수능시험에서는 동사구 위주의 문제가 많았지만, 지금은 유형의 다양화로 그 동안 출제되지 않았던 명사구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문장의 구조를 이해하고 있는지를 묻는 문제도 출제되고 있다. 올 수능에서는 3~5문항까지도 출제될 수 있다. 어휘와 문법 문항은 수능 영어의 승패를 좌우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
어휘 문제는 먼저 다의어를 예시 문장과 함께 정리해야 한다. 문장 속에 등장하는 숙어도 사전에서 찾아 다양한 의미를 정리해야 한다. 시험 전날까지 사전 찾기를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문법 문제는 지금까지 수능시험에서 출제되었던 문법 사항을 점검하고, 중요하지만 그 동안 출제되지 않았던 문법 사항을 짚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영역별로 중요한 문법 사항을 정리하고, 관련 문제를 많이 풀어 보는 것이 좋다. 학습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한 학생은 방송 교재의 문법 문제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독해 능력
이 시점에서는 50문제를 정해진 시간 70분 안에 풀어 보는 실전 연습을 계속해야 한다. 일정 속도로 정확하게 글을 읽는 연습을 해야 한다. 꾸준한 실전 연습을 통해 어떤 식으로 문제를 풀어 가는 것이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방법인가를 깨닫고 실제 수능에서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 중·하위권 학생들은 자신 있는 유형부터 푸는 연습을 해야 한다. 자신 있는 유형을 확실히 점수와 연결시키는 공부를 해야 한다. 나머지 시간은 자신 없는 유형의 지문에서 정답의 단서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정확히 이해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 정보종합 능력
단순히 문장의 길이가 늘어난 것 외에 글에서 주어진 정보를 종합하는 능력은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과거에는 글의 전반부나 후반부에 대부분 정답을 암시하는 문장이 있어, 한두 문장만 제대로 해석하면 정답을 찾는 데 별 어려움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올해는 글의 전체 내용을 해석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주어진 정보를 종합·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될 것이다.
문장을 읽으면서 그 문장이 글 전체의 흐름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이러한 습관은 글의 주제와 요지를 파악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며, 쓰기 문항(글의 순서 정하기, 글의 흐름과 관계없는 문장 고르기, 주어진 문장이 들어갈 위치 찾기 등) 해결 능력을 길러준다. 지문을 이루고 있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정답과 관련이 있다. 남은 기간 문제풀이를 할 때 정보를 종합하는 훈련을 충실히 해야 한다. 중하위권은 글의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정확하게 해석하며 전후 관계를 추론하고 유추하는 훈련을 곁들이면 도움이 될 것이다.
■ 시사적 문장
지난 12년간 영어에서 시사적인 내용이 출제되지 않은 적은 거의 없었다. 낯선 소재의 글이나 시사적인 내용의 글은 배경 지식이 없는 수험생들에게는 상당히 힘이 든다. 시사적 내용의 글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은 신문과 잡지이다. 영자 신문을 읽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럴 실력과 형편이 안 될 경우 한글 신문의 사회면, 문화면 등에 나오는 주요 기사를 꼼꼼히 읽어두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 듣기, 말하기
흔히 말하는 듣기 문제는 듣기와 말하기로 구분할 수 있다. 특히 말하기 문제는 정답률이 50% 미만인 경우가 많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또한 담화의 내용을 종합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유형, 숫자와 관련이 있는 유형, 대화 내용과 일치 여부를 묻는 유형은 대화의 전반적인 내용을 모두 이해해야 정답을 고를 수 있으므로 집중적인 듣기 훈련이 필요하다. 지금 시점에서 듣기가 약한 수험생은 방송교재에 나오는 듣기 문제를 풀어보고 거기에 나오는 대본을 암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무엇보다도 매일 10분 정도씩 계속 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 논술·심층 면접 및 구술 대비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에서 영어 문장을 제시문으로 사용할 수 없게 하자 일부 수험생들은 영어를 수능수준 정도만 공부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를 비롯한 최상위권 대학의 인문계 학과와 일부 자연계 학과에서는 반드시 영어지문이나 질문이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어 실력이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영어 문제에서는 대개 10분 내외로 주어진 시간에 400~600자 정도의 영어 지문을 읽게 한 뒤 주어진 글의 핵심 내용을 질문한다. 영어 지문 출제는 변별력과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어 앞으로 더욱 많은 대학들이 이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소 영자신문이나 잡지, 영문 소설 등을 꾸준하게 읽어 독해력을 키워야 한다. 현재로서는 일단 수능 수준의 문장으로 공부하고 수능이 끝나는 대로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수준 높은 문장읽기 훈련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도움말 : 대구진학지도협의회, 송원학원 진학지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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