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이해찬 총리와 한나라 의원 간의 싸움은 국민을 짜증나게 했다. 묻는 사람이나 답하는 사람이나 감정이 뚝뚝 묻어났다. 천정배 장관도 신이 나서(?) 덩달아 거칠어졌다. 마치 이렇게 물으면 요렇게 박아 버려야지, 그렇게 답하면 요렇게 물고 늘어져야지, 아예 예행 연습을 하고 나온 사람들이었다. "이럴 땐 물바가지라도 확!"-이런 심정이 TV를 본 국민 생각이었을 터이다.
각료들을 먼저 나무라는 것은 국회의원의 질문이 국민을 대신해서 묻는 것이기 때문이요, 그렇게 쏘아붙이듯 답하는 것은 국민에게 쏘아붙이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고건 전 총리에게 국민이 그토록 호감을 느끼는 것은 따라서 굳이 설명 않아도 알 터이다.
작년 이맘때 안택수 의원은 총리를 '어설프게' 갖고 놀려다가 오히려 '한나라당은 차떼기당'이라는 역습을 당했음을 국민은 기억한다. 올 2월 대정부 질문 때도 이 총리는 여야 의원 다섯을 갖고 놀았었다. 특히 안택수 의원과는 무슨 마가 낀 듯했다. 어제 노무현 정부의 정체성을 추궁하자 이 총리는 "답변하는 게 창피하다"고 무시했다.
김수환 추기경의 고언(苦言)에 대해서도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처럼 지적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많은 국민이 '강정구 사태'에 의혹과 불안을 갖고 있는 게 사실이요, 그걸 대신한 국회 질문과 추기경의 지적에 답변 가치 없음'이유 모르겠음으로 되받는 것은 정부 책임자로서 불성실하고 오만한 것이다.
대정부 질문은 아직 엿새나 남았다. 이런 식이면 '일문일답식 진행' 또한 효용성 빵점이다. 국회의원의 질문에 전문성과 핵심이 없고, 더구나 감정이 섞였다면 그 또한 품위가 없다. 더구나 총리가 국회를, 국민을 깔보니 이젠 추병직'진대제 같은 비정치인 장관들까지 '전투'를 마다 않는 판이다. 그래도 국회의원 하고들 싶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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