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축음기 박물관 문 연다

'한영아트홀' 28일 중동에 개장…50여석 공연 무대도

음악인들의 '사랑방'이 마련된다. 28일 개장하는 '한영아트홀'. 대구 수성구 중동 한영모터스(아우디) 3층에 자리잡은 78~80평 규모의 아트홀은 작은 음악 박물관(축음기 박물관)이면서 동시에 무대다. 그리고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감상실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클래식 선율이 귀를 간질인다. 1940년대 만들어진 웨스턴 일렉트릭 스피커가 들려주는 곡들은 음악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솔깃한 호기심을 자아낸다. 대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명품 스피커. 모양도 이색적이지만 그 소리는 인간의 음성에 가깝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곳에서는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하기 이전 스위스, 독일에서 먼저 만들어졌던 뮤직박스도 구경할 수 있다. 손잡이를 돌리면 실린더나 원형 판에 심을 박아 만든 노래나 멜로디를 들려준다. 세탁기만한 축음기도 시선을 끈다. 아트홀을 만든 한성산업 김대곤 회장(음악협회 후원회장)이 20여 년 동안 세계 각지를 돌며 수집한 골동품들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의 손때 묻은 악기들만 1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무대에는 50여 석의 객석을 마주하고 일본에서 수입한 낡은 피아노 한 대가 놓여 있다. 김 회장은 "외국의 유명 대학에서 수학한 30, 40대 재능 있는 음악인들이 재능을 뽐낼 수 있도록 만든 무대"라고 했다.

오래된 음악 박물관, 마주한 현대적 감각이 물씬 풍기는 반대편 벽면. 울림을 고려한 천장의 마감까지 모든 음악적 요소가 한데 어우러져 듣기 편하고 연주하기 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음악을 모르는 이를 위해서는 해설을 곁들인다. 아래층에는 세계의 각종 신기한 '종'들을 모은 박물관도 곧 문을 열 예정이다. 김 회장은 "앞으로 정기적인 작은 음악회를 열어 음악이 주는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알리고 싶고 나누고 싶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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