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네티즌의 소리-영어공용화 논란

경제특구와 국제자유도시에서의 영어 공용화가 논란이다. 영어 공용화 추진이 논의되고 있는 도시는 인천·부산·진해·광양 등 경제특구와 국제자유도시인 제주도.

따라서 이 지역의 초·중·고교에서는 2008년부터 다양한 교과의 내용을 외국어로 가르치면서 자연스럽게 외국어를 배우는 '영어 몰입교육'이 시범 실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최근 국가인적자원개발 기본계획 공청회에서 이런 내용의 국가 정책과제 로드맵을 발표한 것. 학계나 민간차원이 아닌 정부차원의 영어공용화 공식 거론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대체로 반대의 목소리가 많다. "영어가 중요한 국제 공용어이지만 한글과 동급이 될 필요는 없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은 한국적인 것을 보기 원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개인적인 영어 교육비도 줄일 수 있어 좋다. 영어 공용화로 모국어가 훼손되었다는 나라는 들어본 적이 없다. 국어사랑과 영어 공용은 별개"라는 주장도 만만찮다. 경제특구 및 제주도에서의 영어 공용화에 대한 독자들의 생각은?

◇개방화 시대에 국제 공용어로 통용되는 영어 사용은 불가피한 일이다. 통상·외교는 물론 지식의 습득과 전파, 문화 교류에 이르기까지 어느 부문에서도 영어를 제대로 쓰지 못하면 경쟁에 뒤질 수 밖에 없는 세상이다.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 인터넷 시대에 영어의 역할은 더 중요하다. 중고등학교와 대학에서 10년 이상 영어 공부를 해도 외국인과 기본적인 의사소통도 제대로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영어몰입교육과 실용적인 영어교육이 절실하다. (bluewolf님)

◇영어만 쓰자는 것이 아닌 영어 공용화이다. 우리 것을 지키면서 남의 것을 잘 받아들여 더 나은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다. 제주도를 하나의 관광 섬으로 만들어야 한다. 영어공용화가 되면 항공이나 선박의 제주노선이 활성화되고, 필리핀 같은 관광특수를 얻어 국가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영어는 엄연한 세계공용어이다. 무조건 반대만 하는 사람들은 영어공부 안 하는지 묻고 싶다. 우리 한글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쓰는 그 외계어들은 다 뭔가.

(ghostbook님)

◇영어 활용 능력은 개선되겠지만 교과 교육이 부실해져 초·중등교육 목표 중 많은 부분을 상실할 수도 있다. 또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려면 실용성 있는 영어교육이 전제돼야 하는데 경제특구 지역의 교육시설 등 물적 기반이 열악하고, 원어민 교사 확보에 필요한 재원 마련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택시 운전사나 점포, 식당 등 서비스업종과 공공기관에서의 영어 사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영어 공용어 사용은 무의미하다. (reach님)

◇정부 방안은 의욕만 앞선 나머지 용의주도함이 부족해 보인다. 우선 인프라를 어떻게 제대로 갖추느냐가 숙제다. 설사 기본적인 인프라를 갖췄더라도 영어공용화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정체성의 문제를 비롯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게다가 이들 지역이 '영어 특구' 역할을 하게 될 경우 후유증도 염려된다. 제2, 제3의 '강남현상'은 물론 영어 사교육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게 뻔하다. (ssu님).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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