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한국과 미국, 일본의 '가을 잔치'가 27일 시카고 화이트삭스(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의 우승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 가을 잔치는 '4-4-4 시리즈'란 재미있는 말을 남겼다. 한·미·일 시리즈 모두 양팀의 전력이 비슷해 장기전이 될 것이란 야구 관계자들의 전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4차전에서 끝이 났다.
또 이번 시리즈는 우승과는 큰 인연을 쌓지 못했던 팀들이 나란히 3번째 정상에 오르는 경사를 누렸다. 특히 대구 야구팬들은 삼성 라이온즈가 일찌감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가운데 삼성이 배출한 스타플레이어 이승엽(롯데 마린스)과 이만수(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일본과 월드시리즈에서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4-4-4 시리즈'=우연한 일치였을까. 한·미·일의 프로야구 챔피언을 가리는 7전4선승제의 시리즈가 모두 4경기 만에 끝났다. 19일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파죽의 4전 전승으로 두산 베어스를 꺾고 정상에 오르면서 이번 '싹쓸이 시리즈'는 출발했다. 26일 끝난 일본시리즈에서도 롯데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한신 타이거스를 4연패로 몰아넣었다. 27일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1대0으로 승리, 4연승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3개국의 챔피언 시리즈가 동시에 4연승으로 막을 내린 것은 1990년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LG가 삼성을 4경기만에 꺾었고, 일본에서는 세이부 라이온즈가 일본 최고 인기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역시 4연승으로 완파했다. 미국에서는 신시내티 레즈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월드시리즈를 4연승으로 마감했다.
이번 시리즈는 또 3개국의 우승 팀이 모두 원정경기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재미있는 기록을 남겼다.
◆3번째 누린 정상의 기쁨=삼성은 2005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면서 통산 3번째 한국 프로야구 무대를 평정했다. 출범 4년째인 1985년 전·후기리그에서 모두 우승, 전무후무한 통합 우승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이후 '무관의 제왕'으로 군림하다 2002년 21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를 제패했고 이번에 3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서는 기쁨을 만끽했다.
롯데 마린스는 일본시리즈에서 막강 투수력과 가공할 공격력을 과시하며 우승, 1950년, 1974년 두 차례 우승이후 31년 만에 세번 째 정상에 올랐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도 1906년과 1917년 이후 88년만에 감격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맛보며 통산 3번째 정상에 올랐다.
◆대구야구 만세=대구 야구팬들은 이번 가을 야구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연고 팀 삼성이 당초 접전이 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손쉽게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라 환호했다. 이어 야구 명문 경북고와 대구상고 출신으로 삼성의 파란 유니폼을 입었던 이승엽과 이만수가 일본과 미국에서 샴페인을 터뜨리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우승의 주역이었던 이승엽은 이번 일본시리즈에서도 팀 우승의 일등공신이었다. 4차전에서 4타수4안타를 기록하는 등 타율 0.545, 3홈런, 4득점, 6타점을 기록하는 발군의 활약을 펼친 것.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화이트삭스에는 대구 팬들의 우상 '헐크' 이만수가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이 코치는 홈페이지(www.leemansoo.co.kr)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 후배인 이승엽 선수가 일본에서 우승했고 나도 지도자로 나서 미국에서 팀이 정상에 오르게 됐다. 한국의 모든 팬들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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