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갑업계도 불황 도미노

대구·경북지역 장갑업계가 울상이다. 주요 거래처인 건설업과 제조업이 불황에 허덕이면서 장갑업계도 동반 침체의 늪에 빠졌다. 지난 8월 지역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시온글로브가 부도를 낸 뒤 '이대로 가다간 고사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장갑업계의 경우 10, 11월이 가장 큰 성수기이지만 올해는 특수가 아예 실종됐다. 내수 부진과 가격 경쟁으로 매출이 급감, 지역 200여개 장갑업체들이 한숨을 쉬고 있는 것.

목화표 장갑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장갑 판매량이 20% 정도 감소했다. 때문에 공장가동률도 80%로 낮춘 상태. 이 회사 관계자는 "작년에는 방직업체들이 원사값을 올렸지만 올해는 오히려 내렸다"며 "장갑업계의 불황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했다.

지역 장갑업계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건설·제조업의 경기 침체만이 아니다. 값싼 중국 장갑과 생산기계 수입이 최근 늘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값싼 중국산 기계로 장갑을 생산할 경우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어 업계간 가격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동우장갑 관계자는 "중국산 기계로 생산한 장갑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오면 마진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게다가 지역 장갑업체의 90% 이상이 영세해 내수에만 집중하고 있어 수출 등 판로개척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백규현 대구경북장갑조합 이사장은 "중국산 제품과 기계의 등장으로 지역 장갑업계의 미래는 밝지 못하다"며 "건설 및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 지역 한 장갑제조업체의 판매장에서 직원이 장갑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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