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맞은 이건무(58) 관장

"1945년 광복 이후 이 건물 저 건물로 이사 다니며 셋방살이를 하던 설움을 생각하면 감개무량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28일 국립중앙박물관 개관을 맞은 이건무(58) 관장은 기념비적인 건물에 대한 설렘과 새로운 과제들에 대한 불안함을 함께 지니고 있다. 4천100억원이 들어간 대규모 프로젝트를 '무사히 완결 지었다'는 기쁨도 크지만 새 박물관에 대해 국민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 관장은 "박물관 규모가 경복궁 시절보다 3배 이상 커진 만큼 전시유물 확보에 우선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국내 공개구입, 국내외 유명경매 참가, 외국박물관·미술관 직접 구입, 우리 문화재 환수 등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남의 나라에 가면 그곳 박물관부터 찾으면서 유독 국내 박물관은 외면하는 세태가 안타까웠다는 그는 새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우리 고대 유물과 한민족의 역사를 접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무엇보다 딱딱하고 무겁게 느껴지던 박물관의 선입견을 깨트리고 싶은 게 그의 소망이라고 했다.

이 관장은 통계적으로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수가 줄어들고 있다며 국립박물관 개관을 계기로 박물관이 연극, 음악회, 패션쇼 등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제 세계 유명박물관과 견줄만한 시설을 갖추었으니 박물관 자체가 기념물이 되도록 하는 게 우리 세대의 책무"라며 "외국 박물관의 한국실 설치 노력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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