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테니스의 간판 이형택(111위.삼성증권)이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내며 삼성증권국제남자챌린저테니스(총상금 10만달러) 단식 3연패 및 이 대회 통산 5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형택은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 센터코트에서 벌어진 결승전에서 2시간 37분 간의 혈전 끝에 니콜라스 톰먼(280위.프랑스)을 2-1(4-6 6-1 7-6)로 따돌리고 지난해 이 대회 우승에 이어 1년 만에 투어 및 챌린저 대회에서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이형택은 6번의 매치 포인트를 넘기는 고비 속에 도저히 믿기 힘든 만화 같은 역전승을 올리며 센터코트를 가득 메운 3천500여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전날 복식 4강전에서 발목 부상을 이유로 기권하며 단식에 '올 인' 했던 이형택은 이로써 우승 상금 1만4천400달러(1천440만원)와 남자프로테니스(ATP) 포인트 80점을 챙겼다.
경기 후 모든 이가 "이런 게임도 다 있냐"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 정도로 입을 다물 수 없던 명승부였다.
전날 4강전에서 3시간 가까운 풀세트 경기를 치르고 결승에 임한 두 선수는 초반부터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1세트는 강력한 포핸드 스트로크로 이형택의 좌우를 괴롭힌 톰먼이, 2세트는 톰먼이 범실로 자멸하는 사이 기량을 회복한 이형택의 차지였다.
세트 스코어 1-1에서 3세트에 들어간 양 선수는 각자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6-6으로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고 결국 타이브레이크에 들어갔다.
먼저 7점을 따내거나 그 이후에는 두 점차로만 이기는 승부였다. 첫 서브를 넣은 톰먼이 에이스를 기록하며 1-0으로 앞서갔다.
이형택은 서브 2개를 쥐었으나 리턴 실책을 범했고 포핸드 직선 쪽으로 톰먼이 날카로운 다운더라인을 성공시킨 탓에 0-3으로 뒤졌다.
이후 톰먼의 스트로크가 연속으로 이형택의 코트에 꽂혔고 이형택은 0-6까지 몰리며 사실상 우승컵을 내줄 판이었다.
그러나 이 때부터 설명하기 힘든 기적이 일어났다.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힘을 낸 이형택은 끈질긴 수비와 네트 플레이로 점수를 차근차근 쌓기 시작했고 마침내 5-6까지 쫓아가면서 열기를 고조시켰다.
이어 톰먼이 자신의 서브에서 결정적인 순간 더블 폴트를 범하며 6-6 동점이 됐다.
당황한 톰먼은 백핸드로 네트를 살짝 넘기려고 했으나 무위에 그쳤고 마지막 포핸드 공격이 라인을 완전히 벗어나는 등 연속 범실을 범하며 다 잡았던 승리를 이형택에게 내줬다.
이형택은 장소를 부산으로 옮겨 31일부터 시작되는 코코펀부산국제남녀챌린저대회(총상금 10만달러)에서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한편 원조 '얼짱스타'로 코트를 누볐던 전미라(27위.삼성증권)는 이날 시상식이 끝난 뒤 공식 은퇴식을 갖고 20년 간의 테니스 선수 생활을 접었다.
군산 영광여고 시절이던 1994년 윔블던 오픈 주니어 여자 단식 결승에 올라 ' 알프스소녀' 마르티나 힝기스와 일합을 겨루며 차세대 기대주로 각광을 받았던 그는 체력 저하로 은퇴를 택했고 테니스 전문 기자 또는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예정이다.
공식 은퇴 경기는 코코펀부산국제남녀챌린저대회가 될 계획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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