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빈 라덴 '6월 사망'說

"건강 악화로 칸다하르 이송 후 숨져"

미국에 9·11 테러공격을 가한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이미 사망했다는 미확인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파키스탄의 우루두어 신문인 아우사프는 최근 익명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빈 라덴이 지난 6월 말 아프가니스탄의 칸다하르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고 아랍권 유력지인 앗 샤르크 알 아우사트가 지난 26일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빈 라덴은 아프간 '팜얀(Pamyan)'이란 곳에서 일부 추종자들과 함께 은신해 있던 중 건강이 급속히 악화돼 칸다하르로 이송됐으며, 그 후 곧바로 사망해 칸다하르 외곽의 순교자 묘역에 안장됐다. 빈 라덴은 신장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우사트는 아우사프의 보도내용은 지난해 10월 29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빈 라덴 모습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공개된 이후 1년 동안 그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아 신빙성을 더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또 지난 1년 간 알 카에다의 중요 메시지는 모두 빈 라덴의 오른팔이자 알 카에다의 2인자로 알려진 아이만 알 자와히리를 통해 발표돼 빈 라덴의 유고(有故)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무슬림 테러리스트들이 2001년 미국을 공격한 9·11 테러의 주범으로 빈 라덴을 지목한 뒤 2천5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놓고 추적해 왔지만 지금까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의 소재를 둘러싸고 아프간-파키스탄 국경 산악지대 은신설에서부터 도심지역 거주설에 이르기까지 온갖 소문과 언론보도가 난무했지만 어느 것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신장질환이 악화돼 투석치료를 받았다는 소문과 최근 파키스탄 북서부 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언론보도가 쏟아졌지만 그의 신변을 둘러싼 모든 진상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한편 아우사트는 빈 라덴이 4개월 전 사망했다는 파키스탄 신문의 보도에 대해 알 카에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믿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변호인으로 활동 중인 이집트인 변호사 몬타세르 알 자야트는 아우사트와의 회견에서 "빈 라덴과 자와히리는 안전문제를 고려해 서로 다른 곳에 머무르고 있을 것"이라며 빈 라덴이 주요 메시지 발표를 자와히리에게 맡기는 이유는 자와히리의 은신환경이 더 낫기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빈 라덴과 자와히리의 소재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그들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엉뚱한 곳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런던에서 활동하는 알 카에다 전문가인 하니 알 시바이 '알 마크리지 학술센터' 소장도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빈 라덴이 사망했으면 알 카에다가 새로운 지도부 구성과 후계자에 대한 충성다짐을 발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 시바이는 "알 카에다는 2001년 말 칸다하르에서 그들의 지도자인 모하메드아테프(아부 하프스 알 마스리)가 사망했을 때 애도성명을 발표했었다"며 "빈 라덴 사망설이 사실이었다면 이미 애도 성명이 나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빈 라덴이 꼬박 1년 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배경에는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나 자신을 붙잡으려는 미국의 추적의지를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숨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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