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진로 관련 어떤 학과가 좋을지…

문 : 고3생 엄마입니다. 수능시험을 잘 쳐야겠지만 아이가 어느 방면에 소질과 적성이 있는지 알 수가 없어 진로 선택이 걱정됩니다. 앞으로는 어떤 분야가 유망할지 알고 싶습니다. 대학 진학에 참고할 수 있는 조언을 바랍니다.

답 : 다니엘 핑크는 그의 저서 '프리에이전트(free agent, 자유계약자)의 시대가 오고 있다'에서 미래에는 일하는 방식이 할리우드에서 영화를 만드는 것과 비슷해 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영화를 만들 때는 특정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특정한 목적을 위해서 일정 기간 동안 특정한 환경에서 일을 추진합니다. 그 프로젝트(영화)가 완결되고 나면 각자는 기여한 만큼 이익을 배당받고 그 임시 조직은 해체됩니다. 구성원들은 새로운 프로젝트를 찾아서 다시 흩어지게 됩니다. 앞으로는 한 곳에 평생 근무하는 형태의 직장은 없다는 것입니다.

폴 케네디의 '21세기의 준비'에 따르면 21세기는 인구 폭발, 커뮤니케이션과 금융 재정 혁명, 다국적 기업의 확대, 세계적인 농업 경작과 바이오텍 혁명, 로봇, 자동차와 신산업적 혁명, 자연 환경의 위협 등에서 변화가 급격히 이루어지는 시대입니다. 피터 드러커 역시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식사회로의 전환을 말하고 있습니다.

21세기는 변화의 세기입니다. 과학과 기술의 급격한 발달에 의해 대학 교육과 직업 세계에도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할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유망 직종이나 인기 있는 전공 영역이 미래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망 영역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입니다. 그러므로 진로와 대학 전공을 선택할 때에도 이러한 변화들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진로지도를 할 때 자주 거론하는 자료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대학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다음 사항들을 먼저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라.

· 전공과 관련 없이 무조건 성적에 따라 대학을 선택하지 말라.

· 큰 대학, 일류 대학이 반드시 좋은 대학이라 생각하지 말라.

· 대학 진학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면 충분한 준비 후에 진학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 현재 인기 있는 학과가 졸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인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라.

· 대학 진학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나 삶의 모든 부분이라 생각하지 말라. 대학에 실패한 사람들도 인생에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 수도권 대학만을 고집하지 말라.

· 대학보다 전공을 우선적인 선택 기준으로 삼아라.

지구상에는 현재 30만 종 이상의 직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앞으로는 일생 동안 평균 4번 정도의 정규적인 재교육을 받아야만 직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21세기는 정보화 사회, 일과 학업 그리고 휴식의 구분이 없는 융합적 사회, 컴퓨터를 수단으로 사회가 움직이게 되는 사이버 사회, 국경이 없는 초국적 사회 등으로 지칭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술적으로나 문화·사회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21세기의 주요 변화 사항으로 다음 것들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 생활수준의 향상과 삶의 변화에 따른 복지와 환경, 그리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의 증대

·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른 첨단 과학 분야, 서비스 산업, 유전공학과 해양 및 우주 산업의 활성화

· 인구 구조의 변화와 노령화 추세의 확대

· 여성의 사회 진출과 가족 기능의 변화

· 고학력화 사회에 따른 평생 교육의 증가

· 정보화와 사이버 체제의 확대, 교통과 정보통신 발달에 따른 국제화의 확대

· 인공 소재의 개발과 신소재의 발달

· 생명공학의 발달과 의료 기술의 급속한 신장에 따른 인간 생명의 연장

· 가상현실의 확대에 의한 사회, 경제, 문화, 교육의 대혁신

· 항공 산업, 우주 산업, 새로운 에너지,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등의 첨단 산업의 발전

· 소규모 벤처 기업의 확대와 지식 집약 산업의 확대

· 합리적 개인주의의 증대에 따른 오락과 여가 선용에 의한 레저 산업의 번창

· 자격증 중심의 사회와 재택 근무 사회의 등장

· 시간제 직종의 급격한 확대

· 영상 문화의 확대와 지식 미디어의 급속한 발달

21세기의 유망 전공 영역으로는 가족복지 등 사회복지와 환경 분야, 생명공학 분야 등 유전공학 분야, 해양 산업 분야, 심리치료 및 상담 분야, 우주 산업 분야, 산업 교육 분야, 노년학과 가족치료 분야, 컴퓨터공학 분야, 신문방송학 및 영상매체 분야 등 전자매체 분야, 신소재 개발 분야, 국제통상 및 협력 분야, 특수작물·신작물·해저자원 등 새로운 농·어업 분야, 컴퓨터디자인 및 컴퓨터 예술분야 등 다양한 분야, 인터넷 관련 국제 상거래 분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대학과 전공 선택은 적어도 10년 앞은 내다보고 결정해야 하며 지금과 같은 기술 변화를 감안할 때 현재의 인기 직종이 미래에도 인기 직종이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지금은 수능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하시고 시험이 끝나면 자녀와 함께 여유를 가지고 진로에 대해 토론하면서 수능성적을 참고하여 바람직한 선택을 하시기 바랍니다. 자녀가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즐겁게 몰두할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윤일현(송원학원진학지도실장 ihnyoo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