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李海瓚) 총리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으로부터 각료 인선권까지 제안받는 등 실세 총리로서의 위상을 한껏 드높이고 있다.1일 청와대 총리실 등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10·26 재선거를 앞둔 지난달 중순 청와대에서 이 총리에게 내각 인선까지 직접 책임지고 행사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액면 그대로라면 총리가 각료 인선과정에서 대통령에게 단순히 제청하는 권한을 넘어 내각 구성에 대한 전권을 사실상 위임받게 돼 '대통령급 총리'로 꼽힐 만큼 위상을 강화할 수 있는 제안. 국정운영의 틀을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 총리는 노 대통령 제안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일단 고사, 유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도 "노 대통령이 분권형 국정운영 차원에서 책임 총리로서의 국무위원 제청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강화하겠다는 차원의 언급일 것"이라며 "대통령의 내각 구성권은 헌법상 규정이어서 총리에게 넘긴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않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결국, 노 대통령이 실질적인 각료 인선에 버금갈 정도의 제청권을 이 총리가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각료인선 제안 직후인 지난달 29일 당·정·청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이 총리와는 함께 일을 계속하겠다"고 그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거듭 피력함으로써 내년 초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이 총리가 이전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서봉대기자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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