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혈액원 준법투쟁 혈액난 가중

대구·경북적십자사혈액원 등 대한적십자사혈액관리본부 산하 19개 혈액원 및 병원들의 노조 파업위기는 넘겼지만 준법투쟁이 장기화되면서 일선 병원의 혈액난이 가중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혈액관리본부 노조는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전국 노조지부장 회의를 갖고 당초 2~4일부터 실시하려던 파업을 준법 투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파업으로 혈액 공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노사협상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 파업을 유보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준법투쟁으로 채혈량이 줄면서 혈액 공급이 원할히 이루어지지 못해 일선 병원들은 심각한 혈액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경북적십자혈액원 경우 준법투쟁으로 평균 600~700유니트 정도 이루어지던 평일 하루 채혈량이 500~600유니트로 줄었으며 주말 채혈량도 평균 250유니트에서 100유니트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적십자사혈액원 재고량도 A, O, AB형의 경우 31일 오후 재고가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대구·경북적십자사혈액원은 "준법투쟁으로 채혈량이 줄어 최근 병원에 공급하는 혈액량을 50% 정도 줄일 수밖에 없었다"며 "재고량은 헌혈자가 크게 감소하는 지난 주말, 준법 투쟁까지 벌어져 급감했으며 2, 3일이 지나면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선 병원에서 체감하는 혈액난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계명대 동산의료원의 경우 하루 평균 60~70유니트의 혈액이 공급되었으나 준법투쟁이 이루어진 뒤 지난 24일부터 30일까지 총 69유니트만 공급되었다는 것. 동산의료원은 혈액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30일 군부대를 방문, 헌혈을 받는 등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동산의료원 관계자는 "지난 주말에 대형 수술이 없어 겨우 혈액 부족 위기를 넘겼으나 한꺼번에 많은 혈액이 필요한 대형 수술이 있을 경우 피가 없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경북대병원도 O형이 부족해 오는 주말로 예정되어 있는 간이식 수술을 연기하는 등 비상 체제로 병원을 가동하고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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