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군, 나이키미사일 '또 사고' 당혹

"또 나이키미사일이냐".

1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현풍면 논공읍 구마고속도로 상행선 달성2터널 안에서나이키미사일 추진체를 실은 화물차에 화재 사고가 발생하자 공군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군 내에서도 '고물 중의 고물'로 통하는 나이키미사일과 관련한 아찔한 사고가 그동안 여러 차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사고는 전남 벌교에 있던 방공포부대에 배치됐던 노후 나이키미사일을 해체해 대구기지의 제1방공탄약대로 이동하던 중 브레이크 과열로 화재가 난 것으로일단 공군은 파악되고 있다.

공군의 용역으로 대한통운 15t 화물차량 8대에는 나이키미사일 탄두 및 추진체, 일반물자 등이 실려있었다. 당시 2기씩의 탄두를 실은 차량 2대와 일반물자를 적재한 4대는 터널을 통과했다. 그러나 각각 2개의 추진체를 싣고 터널을 지나던 화물차 2대 중 1대에서 화재가났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낡은 나이키미사일을 해체한 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탄두와 추진체를 분리했기 때문에 추가 폭발로 인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탄두와 추진체가 결합됐을 때 폭발의 위험성을 감안해 철저하게 분리해이송했으며, 차량 이송 시간도 다르게 편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관계자는 "나이키미사일 추진체의 연료는 고체이기 때문에 불이 나면 자연적으로 연소돼 폭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나이키미사일 추진체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탄두와 추진체를 분리하는 등충분한 안전조치를 취했기 때문에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군과 관련된사고가 잇따르는 데 따른 비판여론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공군 관계자는 "차량에는 호송관(중사)이 각각 탑승하고 있었고, 화재가 나자곧바로 차에서 내려 뒤따르던 일반 차량에 대해 교통통제를 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재를 깨끗하게 진압한 뒤 사고 대책 등 수습방안을 대한통운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이키미사일의 성능에 대한 문제점은 1998년 12월 인천기지에서 오발사고 후군 안팎에서 줄곧 제기돼 왔다. 당시 인천기지에서는 발사시스템 회로 결함으로 오발, 파편에 6명이 부상하고 차량 110여대가 파손됐다.

또 1999년 10월 충남 대천사격장에서 화력시범 도중 1발이 공중에서 자동으로 폭발하는 등 사고가 잇따랐다.

1950년대 미국 레이시온사가 개발한 장거리 고고도 대공미사일인 나이키허큘리스(Nike-Hercules)는 1965년 한반도에 처음으로 배치된 뒤 1970년대 말 한국군에 넘겨져 지금까지 실전배치돼 있다.

길이 8.2m, 지름 0.76m, 중량 4.5t, 유효사거리 155km(개량형 210km), 유효고도20.4km이다.

최고속도 마하 3으로 날아 70m 범위 내에서 피해가 난다. 미국과 유럽은 1990년대 초반부터 나이키를 도태시키고 패트리어트 미사일로 대체해 운용하고 있다.

우리 군도 나이키미사일을 대체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도입하는 1조1천억원 규모의 차기 유도무기사업(SAM-X)에 착수했다. 내년에 처음으로 사업비 258억원이 책정돼 있다.

공군은 이 사업을 통해 노후 방공무기인 나이키미사일을 독일형 PAC-2 48기를도입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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