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예인들 "네티즌이 무서워요"

이미지로 먹고사는 연예인들. 네티즌의 공격이 무섭기만 하다. 최근 스캔들이나 인기추락보다 네티즌의 공격이 더 메가톤급 파문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신인급들은 각종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에 출연, 말솜씨와 장기자랑, 심지어 운동실력까지 뽐내야 한다. 얼굴을 알려야 섭외도 들어오고 드라마출연, 음반판매 증가라는 덤도 챙길 수 있다.

그러나 한번 네티즌들의 표적이 되면 곤욕을 치러야 한다. 일부 극성 안티팬들은 표적 연예인이 출연한 프로그램 방영이 끝나자마자 혹독한 비난을 퍼붓는다. 인터넷상에서 거의 '사망선고'에 이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프로그램 비평 악플은 약과?

1990년대 초반 스타의 모습을 몰래카메라로 담아 화제가 됐던 '몰래카메라'가 14년 만에 다시 전파를 탄 지난달 30일. 방송 후 '일요일 일요일밤에' 시청자 게시판에는 환영댓글과 악성리플로 가득했다.

일단의 시청자들은 "몰래카메라임에도 생방송이라고 믿고 있는 아유미가 의심하지 않도록 실수연발 아유미를 대신해 재치와 프로다운 진행을 맡은 이경규씨가 존경스럽다"며 이경규의 몰래카메라의 부활을 환영했다.

반면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쏟아졌다. 대규모 가짜 생방송 세트를 짓는 등 물량공세를 펼치면서도 "14년 만인데 실패하면 안 되니 잘 속는 연예인을 택했다"면서 타 방송사 몰카에 속은 적 있는 아유미를 첫 게스트로 삼은 데 대해 '안일하다'는 지적 등이 잇따랐다.

코요테의 김종민은 지난달 KBS 2TV '비타민'에 출연, 우울증 증세가 있다고 진단받았다. '어리버리'한 말투와 '순수맨'으로 각종 오락프로그램에 재미를 더하던 그는 '가장 최근에 충격받은 일로 좀 덜 떨어진 것 같다'는 네티즌의 악성리플 때문에 혹독한 마음고생을 한 경우다.

#극성 안티팬 공격, 또 공격

지난 4월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클릭B' 김상혁. 사건발생 11시간 만에 출두, 음주운전 혐의는 벗었지만 뺑소니 혐의로 입건됐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가만있지 않았다. 의문을 품은 네티즌들이 김상혁의 홈페이지를 수시로 드나든 끝에 다음날 새벽 누군가가 '그날 나랑 술 먹다가 걸려서 마음이 좀…'이라는 글을 발견, 이 글을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경쟁적으로 퍼올리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은 김씨의 음주운전 여부를 재조사, 업주 등을 통해 술을 마신 정황을 확인하게 됐다.

팬들의 개인적인 감정이 반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유난히 많은 안티팬들의 제물이 된 문희준.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으며 안티팬과의 포옹을 시도하고 있다.

MBC 일일시트콤 '레인보우 로망스'에 출연 중인 강은비도 안티팬들의 표적이 된 경우. 강은비가 SBS '일요일이 좋다-X맨' 코너에 출연하면서 인기그룹 동방신기 멤버와 러브모드를 형성하게 됐고, 이로 인해 안티팬들이 형성됐다는 것. 강은비는 프로그램 게시판의 질타와 안티 팬들의 공격으로 자신의 미니홈피를 닫는 등 겹고생을 하고 있다.

#사생활 노출 전전긍긍

디지털카메라, 디카폰의 등장으로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다양한 연예인 관련 정보를 취향에 맞게 편집 구성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예인들은 근거없는 비방과 사생활노출에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신체 노출사진이나 가정사·개인 신변 관련 악의적인 내용이 유포되는 경우도 부지기수. 대형 포털사이트 관리자들이 문제된 내용을 삭제해도 네티즌들이 퍼다 나르는 속도는 엄청나 사실상 제어 수단이 없는 상태.

한 방송관계자는 "연예인에 대한 건강한 비판은 연예문화를 발전시키지만 허위 소문이나 유언비어는 대중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며 네티즌의 성숙한 자세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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