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대구 화원IC에서 2시간30분 거리. 순천만까지는 쉬엄쉬엄해서 3시간은 걸리는 먼거리다. 먼걸음이니만큼 알뜰한 여행이 되자면 코스도 잘 잡아야 할 터. 순천 주변엔 일몰이 아름다운 순천만, 가을기운이 가득한 낙안읍성, 사찰과 암자 등이 올망졸망 가까운 거리에 몰려있다. 자칫 어딜 갈까 망설이다가 정작 가봐야 할 곳은 놓칠 수도 있다. 대구에서 순천 일원으로 떠나는 꽉 찬 맞춤여행을 떠나보자.
◆당일코스1=대구 화원IC-대원사-낙안읍성-순천만-대구
▷시간=오전 6시30분 출발, 밤 10시 도착.
▷코스 특징=대원사 가는 길목에 송광사가 있으나 그냥 지나친다. 송광사는 통도사, 해인사와 함께 국내 3보사찰 중 하나이지만 워낙 알려졌고 한번쯤은 가봤을 터. 반면 대원사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데다 티베트박물관이 있어 꼭 들러봄직하다. 시간상의 이유로 한 곳만 선택하라면 단연 대원사다.
▷이곳만은 꼭!=대원사는 국내 어느 사찰과도 비교할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찰이다. 이렇게 정감이 가는 절이 있구나 싶을 정도. 경내에 연못이 많아 생태학습장소로도 제공된다. 극락전 앞 나무에 걸쳐놓은 대형 염주가 눈길을 끈다. 바로 옆에는 빨간 단풍나무 잎이 떨어져 온통 붉은 기운이 도는 연못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옆의 티베트박물관은 꼭 들러봐야 할 곳. 대원사 주지 현장스님이 18년 전부터 모은 600점이 넘는 티베트 미술품을 상설 전시한다. 입장료 2천 원. 들어서면 잔잔한 불교명상음악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붉은 단풍 때문에 들뜬 기분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가는 길=대구 화원IC-구마고속도로 칠원분기점-남해고속도로-송광사IC-IC를 나와 순천·승주 방면 22번 국도를 따라 좌회전했다가 바로 우회전하면 송광사로 가는 27번도로다. 이 도로를 따라 8.3㎞를 가면 송광사입구-이곳서 3.5㎞를 더가면 삼거리-우회전하면 보성으로 가는 15번도로다. 이 도로를 타고 7.7㎞를 더가면 서재필기념공원이 있는 삼거리-우회전해서 주암호를 지나는 문덕교와 죽산교를 지난다. 죽산교 지나자마자 좌회전해 5.1㎞를 가면 대원사다.
◆당일코스2=대구 화원IC-선암사-금둔사-낙안읍성-순천만-대구
▷시간=오전 6시30분 출발, 밤 10시 도착.
▷코스 특징=대구에서 출발한다면 순천만과 세트로 따라다니는 여행지가 있다. 낙안읍성과 선암사다. 세곳은 거리도 가깝고 승용차로 이동하기도 좋아 당일코스로는 그만이다. 그래서 대원사를 다녀오는 것보다 시간여유도 많다. 다만 마지막코스가 순천만 일몰이다보니 대구도착 시간은 코스1과 같다.
▷이곳만은 꼭!=순천만, 대원사, 선암사, 송광사 등 자연풍관은 이만한데 사람사는 동네는 어떨까. 궁금하다면 낙안읍성으로 가야한다. 낙안읍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보존된 전통민속마을. 80여 가구 주민들이 민박과 주막 등을 운영하며 실제로 초가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즈음 낙안읍성의 가을풍경은 정감있다. 돌담 안의 감나무에는 아직까지 주렁주렁 가을을 달고 있고, 흥부전에나 나올 것 같은 큰 박이 초가 위에서 영글고 있다. 담쟁이덩굴과 돌담 안 마당에 가꿔놓은 채소밭 등 정겨운 모습을 보려면 초가집을 에두른 나지막한 돌담길을 걸어봐야 한다.
▷가는 길=대구 화원IC-구마고속도로 칠원분기점-남해고속도로-승주IC-22번 국도 구례.순천방향-857번 지방도 우회전(선암사 방향)-선암사-857번 지방도(낙안읍성 방향)-금둔사-낙안읍성-58번 지방도(순천 방향)-청암대학-순천만.
◆1박2일코스=순천만-1박-낙안읍성-대원사-송광사-대구
▷시간=낮 12시 출발, 다음날 오후 8시 도착.
▷코스 특징=당일코스와 비교해 송광사 한 곳만 더 추가되어 있지만 그래도 빠듯한 일정. 순천만은 일몰로 유명하지만 일출풍경도 그에 못지 않다. 전날의 일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음날 아침에 보는 일출은 감동을 배가시켜 준다. 순천만의 서쪽 반도인 화포가 일출 포인트. 송광사는 말이 필요없을 만큼 많은 대덕고승을 배출한 승보사찰이다.
▷이곳 만은 꼭!=순천의 조계산에는 우리나라 불교문화의 기둥이 되는 두 개의 사찰이 있다. 송광사와 선암사. 두 절은 3시간 거리로 등산로로 연결된다. 선암사가 수수하고 자연적인 아름다움이 있다면 송광사는 웅장하고 화려하다.
어느 절이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매표소에서 대웅전에 이르는 1.4㎞의 숲길이 인상적이다. 차가 다니는 길을 제쳐두고 '걸어서 다니는 길'을 택하면 색다른 아름다움을 만난다. 이끼를 잔뜩 뒤집어 쓴 계곡과 곱게 물든 단풍, 그리고 오솔길. 짧지 않은 길이지만 지루하지않다. 절 내에 있는 목조문화재와 국사전 등 국보 3점, 보물 등도 볼거리.
▷가는 길=(제1일)낮 12시쯤 느긋하게 출발해도 된다. 제1목적지는 순천만. 일몰을 보고 인근에서 1박을 한 뒤 새벽안개와 일출까지 볼 수 있다. 대구∼구마고속도로 칠원분기점∼남해고속도로∼순천IC~2번 국도 벌교방향~청암대 삼거리서 좌회전후 300m 가서 다시 좌회전. 순천만까지는 5.5㎞.
글·사진 박운석기자 dolbbi@msnet.co.kr
사진: 송광사 대웅보전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산사에서의 늦가을을 느끼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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