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오늘-성철 스님 입적

"극락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잠잘 때 꿈속에서 잠꼬대하는 소리와 같습니다. 불교를 노인들이 죽어서 극락이나 가려고 염불을 하는 종교로 착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러한 생각은 매우 잘못된 생각입니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부처는 허수아비에 불과한 것입니다. 저는 일생동안 부처 앞에 절을 하거나 목탁을 치고 염불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1982년 석탄일 법어)

1981년 조계종 종정에 오르면서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법어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성철 큰스님이 1993년 11월 4일 열반에 들었다. 출가에서 입적까지 성철 스님의 삶은 화제의 연속이었다. 속세와 모든 관계를 끊고 오로지 구도에만 몰입한 승려였다.

파계사에서 8년간 앉아서 수행했던 초인적인 극기수행(장좌불와: 長坐不臥)은 유명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눌(知訥)의 돈오점수(頓悟漸修)를 비판하고 돈오돈수(頓悟頓修)를 주장해 불교계에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자신의 수행과 불교 자체에 회의를 한 것으로 오해되는 열반송까지 논란은 끝없이 계속됐다. 떠난 사람이 남긴 말 한 마디에 남은 사람만 입을 가볍게 놀리는 판국이다. 성현의 가르침이란 수행 없이는 알기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일까. ▲1950년 서양화가 이인성 타계 ▲1995년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 극우파 청년에게 피살.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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