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치아건강 365-(20.끝)충치와 음식

'충치는 벌레가 이를 파먹은 것'이라고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입에서 살고 있는 무수히 많은 세균 가운데 당분을 좋아하는 세균이 치아표면에 붙어 당분을 분해한다. 당분이 분해되면서 나오는 산성분이 치아를 삭게 만들어 충치가 발생한다.

■충치 예방에 안 좋은 음식

충치 예방을 위해서는 구강 관리와 더불어 식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당분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는 설탕의 양은 많지 않다. 그러나 식품업체들이 생산한 음식은 맛을 내기 위해 설탕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충치 유발 가능성이 높다. 식품업체들도 시민 건강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설탕 사용량을 줄이는 대신 자일리톨 등 인공 감미료 사용을 늘리는 자세가 요구된다.

음식 섭취 30분 후 치아표면의 치태(치아 표면에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무색의 세균막) 수소이온농도(pH)가 5.7 이하이면 충치 유발 가능성이 높은 식품으로 분류된다. 요즘 사람들에게 충치가 많은 이유는 당분 함량이 높고 점착도가 큰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청량음료(콜라, 요구르트, 오렌지주스, 과일주스, 비타민 C 제제 등)의 경우 높은 산도를 갖고 있어 마시는 것 자체만으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치아 부식을 유발할 수 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피자, 햄버거 같은 인스턴트 음식이나 초콜릿, 비스킷 등은 설탕이 많고 치아에 잘 달라붙어 오래 남아 있기 때문에 충치 예방에 걸림돌이 된다. 또 오징어, 어포 등 딱딱하고 질긴 음식은 치아 마모를 초래하고 턱관절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먹는 것을 삼가야 한다.

■좋은 음식과 구강 위생 관리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은 구강 건강 유지에도 필수적인 성분이다. 이러한 성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 것이 구강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우리 전통 먹을거리인 깍두기, 배추김치, 고사리 등은 치아 건강에도 좋은 음식이어서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는 요즘 어린이들의 충치 예방에 좋은 음식 중 하나로 꼽힌다.

또 불소성분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류, 무기질과 단백질이 풍부하고 침 분비를 촉진시키는 녹차, 칼슘, 치아표면 보호에 좋은 우유, 치즈 등도 권장할 만한 음식이다. 야채나 과일 등 일명 청정식품은 충치 유발 지수가 낮을 뿐 아니라 섬유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씹을 때 치아 청소를 돕고 잇몸도 가볍게 자극해 치아를 단련시킨다. 그러나 치아 청소를 돕는 청정식품이 칫솔질을 대신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구강위생 관리는 별도로 해야 한다.

구강 위생 관리를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치과검진을 받아 취약한 부분에 필요한 처치를 일찍 받는 것이 좋다. 현재까지 충치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로는 아말감, 금, 레진, 세라믹 등이 있다. 네가지의 재료는 각각의 장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적합한 용도가 있다.

그래서 충치 치료 대상이 어느 치아인가, 치아 중에서도 어느 부위인가, 환자가 치아 색이나 모양에 얼마만큼 신경을 쓰는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얼마나 되는가 등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을 치과의사와 상의한 뒤 적합한 재료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정제봉 대구 치과의사회 치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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