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탄의 부활] 사무실 연탄난방 "마음까지 훈훈하게 됩니다"

"고유가 시대에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조금이라도 아껴야 되지 않겠습니까. 연탄은 적은 돈으로 실내는 물론 마음까지 후끈하게 해 주는 연료입니다."

(주)월성주택 최재흥(59) 사장. 대구 동구 신기동에 있는 이 회사 사무실을 한 번쯤 방문한 사람이라면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사무실 한 가운데를 떡 하니 차지하고 있는 볼품 없는 연탄난로. 작은 것도 크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 기업의 습성이다. 그런데 부채 없이 알짜사업만 하기로 소문난 회사 사무실에 웬 연탄난로.

최 사장은 "기름 값이 계속 오를 기미를 보여 5년 전부터 석유난로를 치워버리고 대신 연탄난로를 들여놓았다"며 "하루에 연탄 6장을 때기 때문에 한 달 난방비는 4만~5만 원(석유난로 사용 시 20여 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의 '연탄 사랑'에 과연 직원들의 불평은 없었을까? 그는 "돈 적게 들고 후끈후끈하게 지낼 수 있어 직원들도 좋아한다"고 했다. '진짜 불만이 없었을까. 평소 사장의 몸에 밴 근검절약 정신을 잘 아는 터라 묵묵히 있었을 뿐이겠지.'(기자의 생각)

연탄하면 떠오르는 게 없냐는 질문에 최 사장은 "연탄가스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탄가스에 중독된 일은 없으며 조심하면 걱정 없다"고 했다.

그는 또 "퇴근할 때를 포함해 하루에 2번 연탄을 가는데 아침에 출근하면 실내가 따뜻하고 겨울에도 사무실 내 나무가 화초들이 얼지 않아 좋다"고 연탄 난방의 장점을 들었다.

최 사장은 십 수년이 지난 양복을 입고, 와이셔츠의 헤진 소매나 칼라를 수선해서 입고 다니지만 다른 사람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다.

"집 값이 오르고 살기가 힘들어지다 보니 사람들이 절약과 저축을 포기하고 '일단 쓰고 보자'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죠. 연탄불처럼 희망이 활활 타올랐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 11월 3일/라이프 매일 www.lifemaeil.com)

김교영기자

사진 : 5년 전부터 회사 사무실에 연탄난로를 들여 놓은 최재흥 사장이 직접 연탄을 갈고 있다.박순국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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