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단한 삶 스스로 마감...80대 노인의 父情

자식 카드빚 갚기 위해 대출…폐지 팔아 일부 상환

자식들의 카드빚을 갚기 위해 대출을 받았던 80대 노인이 빚을 갚지 못하는 것을 비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3일 오전 11시 30분쯤 대구 이모(80) 씨 집에서 이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자녀들 카드 빚을 갚고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집을 담보로 새마을금고에서 700만 원을 대출받았다는 것.

이씨와 부인(75)은 하루 종일 종이를 모아 팔아 이 가운데 200만 원을 갚았지만 나머지 500만 원을 갚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7남매가 있으나 사업에 실패하거나 형편이 어려운 자녀가 많아 부모를 모시지 못한 것도 이씨의 삶을 더욱 고단하게 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노부부는 또 수입이 거의 없어 아침은 집에서 해결하고 점심은 인근 복지회관에서 해결하는 등 어려운 살림을 계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이씨는 부인에게 "먼저 점심 먹으러 복지회관으로 가 있어라"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긴 채 고단했던 삶을 마감,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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