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 자발적 참여·자원 봉사 줄이어 "이젠 안정 속으로…"

상주참사 한 달

상주 공연장 참사가 3일로 발생 한 달을 맞았다. 큰 충격에 빠졌던 상주시는 참사의 아픔을 떨치려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빠른 안정을 찾아갔다. 유족돕기시민모임에는 20일 만에 10억 원이 넘는 성금이 모였고 병원·분향소·사고수습대책위 등에는 시민들의 자원봉사가 잇따랐다. 하지만 희생자 유족들은 사고 진실 규명,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아직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어 앞으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희생자들은?

상주 공연장 참사는 사망 11명, 부상 159명의 인명피해를 불러왔다. 사망자 유족들은 사고 이후 장례절차를 모두 마무리했으며 시신을 볼모로 한 항의 한 번 없이 고인에 대한 예를 갖춰 전국에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부상자들도 전체 159명 중 중상자 25명만 입원치료 중이고 대부분 치료 후 퇴원했다. 그러나 김종순(59·여), 최복순(56·여) 씨는 지금까지 의식을 되찾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대부분 고령인 희생자들은 신체적 상처보다 처참했던 사고 당시 기억의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이에 대한 치료가 시급한 상태다. 부상자 김순남(63·여) 씨는 "요즘도 계속 악몽을 꾸고 있다"며 "순간순간 떠오르는 사고 당시 생각으로 잠이 잘 오지 않아 수면제를 먹는다"고 호소했다.

■책임자 처벌

검찰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월요일쯤 사고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기소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사법처리된 사람은 10명. 상주시 박모 행정지원국장, 김모(50) 새마을과장, 경호업체 현장책임자 이모(38) 씨, 유닉스커뮤니케이션 대표 황모(48) 씨, (사)국제문화진흥협회 김모(65) 회장 등 5명이 구속됐고 김근수 상주시장 등 5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검찰은 김 시장과 MBC 김모 PD 등에 대해서도 추가조사를 벌였으나 구속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논란이 됐던 계약과정의 특혜와 안전책임, 출입문 개방과 관련한 지시와 개방시기 판단 등에 대해 막바지 조사를 벌인 후 경찰 조사 결과를 토대로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김근수 상주시장은 기소유예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보상협의

상주시와 유족들은 지난달 15일 첫 만남을 갖는 등 지금껏 모두 두 차례 공식모임을 가졌다. 유족들은 △보상금 규모 제시 △유족대표 2명, 변호사 1명, 시민단체 3명 등 유족 측 인사의 보상추진위 포함을 요구했다. 또 분향소 존치와 위령탑 건립 문제도 요청해 놓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2차 만남에서 유족대표들이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이전에는 어떤 보상협의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혀 보상 논의는 전면 중단됐다.

이와 관련, 상주시는 오는 7일 시의회 임시회를 통해 '상주시 시민운동장 사고피해자 보상에 관한 조례(안)'를 통과시킬 방침이다. 또 보상에 필요한 예산 마련을 위해 경북도와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구해 놓고 있다. 한편 부상자들은 지난달 22일 '부상자대표단'을 구성하고 손해사정인을 선임, 보상금 수준을 검토하는 등 보상협의에 나서고 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