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릴레이 이런 삶-"검찰 위상 재정립 시급해"

법무법인 '천지인' 이상수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천지인'의 이상수(李相樹·50) 대표 변호사는 DJ 정권 때의 권력형 비리의혹 사건이었던 '이용호 게이트'의 특별검사보로 활약했던 일을 가장 큰 보람으로 꼽는다. 현 정부 출범 후의 대북 송금의혹을 비롯해 지금까지 6차례 특검이 실시됐지만 가장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 변호사는 "김대중 정부 후반기였던 2001년 12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3개월간 차정일 특별검사 지휘 아래 이용호 게이트 진상을 파헤침으로써 권력형 비리 실체를 드러내 권력층에는 경종을 울렸으며, 검찰 조직에도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대구지검 등에서 검사로 일하기도 했던 그는 "지금까지의 특검 수사를 통해 역사적 교훈을 얻는 데 충분했으며 더 이상 특검이 남용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뒤 "그러기 위해선 검찰이 올바른 수사를 할 수 있는 토대를 굳건히 세우는 게 시급하다"고 했다.

의성 사곡면에서 5남 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를 나온 뒤 대구로 와 대구중·고와 경북대 법대를 졸업했다. 대학을 졸업하던 해인 1978년 5월 사법시험(20회)에 합격, 군법무관 복무를 거쳐 83년 9월 부산지검 검사로 첫 출발했다. 이후 대구지검의 검사와 형사부장 등을 지낸 뒤 98년 8월 서울고검 검사를 끝으로 공직 생활을 마치고 동료 변호사들과 함께 법무법인 천지인을 설립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요즘 음성 꽃동네 설립자로 국고보조금 편취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오웅진 신부를 위해 자원봉사 변호활동도 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의성을 비롯해 대구·경북지역이 보수적이고 유교적인 탓에 보수라는 비난을 받고 있지만 저는 오히려 고향 어른들로부터 받은 교육이 가치판단을 위한 윤리적 기초가 되고 있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지역민들도 이제는 사고를 바꿔 조금씩 개방적으로 나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하기도 했다.

고향 후배들을 위한 장학사업 등 재경향우회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의성이 갈수록 살기 어려워지고 활기가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그는 "젊은 후배들이 전문 농업인으로 되돌아와 고향을 살려주길 바라고, 중앙정부도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대구·경북 경제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인적 자원을 토대로 성장 잠재력을 발전시켜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출향 인사들과 지역 주민들이 합심,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친 이주락(77) 씨는 90년대 초·중반 의성군 의회에서 재선을 하며 의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치에는 뜻이 없느냐"고 했더니 "고향을 위해 도울 생각은 늘 갖고 있으나 정치판은 근처에도 가기 싫다"며 손사래를 쳤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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