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 不安과 무역 갈등만 키우다니

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 알이 검출됐다. 김치의 대외 위상도 문제지만 당장 김치 없이는 밥을 먹지 못하는 국민들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일차 책임은 당연히 생산 업체에 있다. 배추를 제대로 씻지 않은 등의 잘못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보면 정부의 무사안일과 호들갑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식약청은 동물 기생충 알이 나왔다면서 이어 인체에는 큰 해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난리를 치르게 하는가.

중국산 제품의 검사 발표도 그렇다. 검출된 말라카이트 그린이나 납 함유 수준의 유해 정도나 동물 기생충 알의 유해성 여부는 제쳐 놓고 요란스레 발표부터 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식품 당국이 '한건주의'에만 급급, 국민의 불안과 무역 갈등만 키우지 않았는가.

김치 생산 업체들의 줄도산도 예상된다. 그러나 과거 포르말린 통조림, '우지 라면' 파동을 떠올려 보라. 둘 다 나중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그때 이미 해당 업체들이 도산했거나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뒤였다. 먹을거리를 잘못 만든 업체의 도산은 피할 수 없지만, 식품 당국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검역 대책에 손 놓고 있던 정부의 책임도 크다. 2년 전, 정상회담에서 한'중 간 품질 감독 검역 협의체의 구성을 합의해 놓고도 후속 조치를 하지 않아 이번 사태를 불러왔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모른 체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요란을 떠는, 무사안일 복지부동의 전형이 아니고 무엇인가.

정부는 수입 및 제조 식품의 검역과 관리 체계를 하루빨리 정비해야 한다. 국민에게 김치 없는 밥을 먹게 하거나 충분한 검증도 없이 호들갑을 떨어 불안감만 안겨 줘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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