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구 냉전세력' 이미지 벗자

한나라 대북지원 놓고 시끌

한나라당이 대북정책 기조변화를 놓고 벌이는 내부 논쟁으로 시끄럽다. 그동안 정부의 대북한 지원에 대해 엄격한 '상호주의'를 잣대로 비판해온 한나라당이 대북지원을 놓고 '퍼주기 비난 반대'와 '퍼주기는 퍼주기'라는 식 논쟁으로 내부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논쟁의 단초는 강재섭 원내대표가 제공했다. 강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저녁 한 라디오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앞으로 한나라당이 '퍼주기'란 용어로 대북지원을 비난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식량 등 인도적 대북 지원은 과감하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강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보수강경파의 원조격인 김용갑 의원이 들고 일어났다. 김 의원은 3일 '강 대표, 퍼주기란 말도 쓰지 말라니'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당장 이 정권은 내년에 4천500억 원의 국채를 발행해 무려 2조6천여억 원의 남북협력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나서는데 원내대표라는 사람이 '퍼주기'라는 말도 쓰지 말라니 해괴망측하다"고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심지어 강 원내대표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난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는 강 원내대표에 대해 "같은 당 의원들에게 걸핏하면 '웰빙'이니 '이지고잉'이니 비난하면서 정작 자신의 입조차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강 원내대표 측은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이기려면 '수구 냉전세력'이라는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같은 말을 한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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