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만세-걷기운동

걷기는 가장 자연스럽고, 의미있고, 안전하며, 효과적인 운동이다. 하지만 공기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살 듯 걷기의 의미와 중요성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걷기를 예찬하고 건강을 유지한 사람들도 많다. 걸어다니면서 철학을 논하였다고 하여 소요(逍遙)학파(peripetetics)라 불리는 아리스토텔레스, 걷지 않으면 생각을 할 수가 없다고 한 교육사상가 장 자크 루소(1712~1778), 걷지 않으면 시를 쓸 수 없었다던 시인 워즈워스(1770~1850) 등이 대표적인 '걷기 마니아'들이다.

현대인들은 걷기의 의미와 중요성을 잊고 자동차·승강기·에스컬레이터에 의존하게 되면서 생활습관병(성인병)에 시달리게 되었다. 걷기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혈관질환 예방효과가 있다. 걸으면 혈액의 흐름이 좋아지고 혈압이 내려가며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아지므로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이 줄어든다. 당뇨병, 골다공증, 우울증 예방 효과가 있고 정신건강에도 좋다. 기분전환이 되고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사람의 몸은 달리기보다 걷기에 적합하다. 달리기는 좋은 운동이지만 관절 손상이나 심장마비의 위험이 높다. 속도를 자유롭게 조절하기 힘들기 때문에 성인의 경우 11만6천 시간 달리면 1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할 수 있는 위험이 있고 관절에도 부담을 준다. 걷기는 이런 위험이 없으면서도 속도를 조금만 빠르게 하면 달리기와 같은 운동 효과를 낼 수 있다.

처음에는 무리할 필요없이 평보(strolling)로 시작하여 걷고 싶은 만큼 천천히 걷다가 익숙해지면 1시간에 6㎞ 정도의 속보로 40분~1시간 정도를 일주일에 3~5번 걷는 것이 좋다. 걸을 때는 턱을 당겨 시선을 15m 정도 앞으로 두고, 어깨와 허리를 펴고 팔꿈치를 활기차게 흔들면서 걷는다. 걸을 때는 발끝이 좌우로 치우치지 않게 11자로 걸으며, 뒷발꿈치부터 바닥에 닿게 하여 굴리면서 무릎이나 관절의 충격을 줄여야 한다. 보폭은 자기 키에 0.45를 곱한 정도로 하며 걷기 전에 가벼운 준비운동으로 몸을 풀고 시작하는 게 좋다. 혈압이 높은 사람은 옆사람과 이야기하면서 상대방에 대해 충분히 마음을 쓸 수 있는 정도의 여유를 가지고 걷도록 하며 심장병 환자는 걷는 시간을 처음에는 3~5분으로 시작해 점차 시간을 연장해 준다. 당뇨병에는 부드럽고 발에 상처를 낼 위험이 없는 신발이 필요하다.

달리기, 줄넘기, 축구, 농구, 배구, 스키, 스케이트 등이 모두 건강에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나이와 체력, 건강상태에 관계없이 누구나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운동은 걷기이다. 가장 기본적인 운동이어서 효과가 과소 평가되어온, 걷기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에게는 주치의사가 둘이 있는데 바로 왼쪽 다리와 오른쪽 다리이다. 몸과 마음이 고장날 때 나는 이 의사들을 찾아가면 다시 건강해지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역사가 G M 트리벨리언)

김대현 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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