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점포 창업-압화공예품·인쇄편의점

창업하면 사람들이 쉽게 떠올리는 것이 외식업이다. 그러나 외식업 창업은 돈도 많이 들고 실패 확률도 높다. 이번주 창업면은 고소득을 올리기는 어렵지만 무자본, 무점포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창업아이템을 소개한다. 압화공예품과 인쇄편의점 창업은 실패 위험이 적고 주부, 퇴직자, 투잡스를 꿈꾸는 예비창업자들에게 특히 알맞다.

▲꼼꼼한 손재주로 창업

신혜숙(49·여) 씨는 압화공예품 전문가이다. 3년 전 문화센터에서 꽃꽂이를 배우다 압화공예에 관심을 가졌다는 신씨. 그가 꽃으로 만든 목걸이, 귀고리, 거울 등은 전국 유명 관광지와 호텔, 공예품 갤러리 등지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기념품으로 많이 사 간다.

평범한 주부였던 신씨가 취미로 시작했던 일이 부업이 됐고 이제는 직업이 된 것. 한 달 평균 200만~300만 원의 수익을 거뜬하게 올린다.

압화는 꽃을 눌러 말려서 작품으로 만든 것으로 꽃누르미, 또는 누름꽃, 프레스 플라워(pressed flower)라고도 한다. 꽃을 비롯해 열매, 잎, 줄기 등을 눌러서 실리카겔 등의 인공적 기술로 건조시켜 색깔과 형태를 그대로 유지시킨 것으로 액자나 병풍, 카드, 양초, 명함, 스탠드 등 일상생활용품에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최근 세계적인 붐으로 우리나라에서도 플라워 디자인의 한 분야로 활성화되고 있다.

이 작업은 모든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똑같은 제품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반면 희소성이 뛰어나다. 신씨는 이 일이 주부들에게 특히 알맞다고 말했다. 3개월 정도 열심히 배우면 누구나 상품성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데다 점포를 얻을 필요가 없고 창업자금도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이 많이 가고 공정이 까다로운 것이 이 일의 단점. 신씨는 관심 있는 예비창업자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일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지만 중도에 포기하는 이도 많습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배우면 누구라도 뛰어난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컴퓨터 한 대면 누구나

대구 수성구 지산동 지산중 근처에서 인쇄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근홍(43) 씨. 그는 자본이 많지 않거나 투잡스를 원하는 예비창업자에게 인쇄편의점이 가장 알맞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집에서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누구라도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쇄편의점은 명함, 판촉물 등의 소형 인쇄물을 인터넷을 활용해 신속하게 제작해주는 사업이다. 스티커, 전단지, 봉투, 청첩장, 쇼핑백, 캘린더 등을 직접 주문받아 가정에서 편집프로그램을 이용해 디자인 작업을 해서 인쇄소에 보내 제품을 만든 뒤 고객에게 배달해 준다.

김씨는 고수익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한 달 200만 원 정도의 수익은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고객들은 주로 주변의 상인들과 청첩장을 만들려는 주민들이다. 큰 돈을 벌만큼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고 안정적이라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집에서 컴퓨터 한 대만 있으면 누구라도 뛰어들 수 있습니다. 만약 컴퓨터 실력이 부족하다면 2인이 동업해서 한 명은 컴퓨터 작업을 하고 다른 사람은 영업에 치중하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김씨는 누구라도 3, 4시간이면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동네 주변을 타깃으로 삼아 상가를 돌아다니며 홍보에 집중하면 일거리가 떨어질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점포를 얻는다면 고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김씨는 강조했다. 김씨가 얻은 점포는 지산중 맞은편. 학교 주변이라 점포세도 싼 데다 고객들에게 쉽게 위치를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외식업 창업에만 관심을 가지는 창업자들을 보면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고수익을 원한다면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틈새시장을 노린 인쇄편의점은 창업아이템으로 시도해 볼 만합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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