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세계의 일상성/앙리 르페브르 지음/박정자 옮김/기파랑 펴냄
우리는 일상 속에서 알게 모르게 광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아침에 눈을 떠서 잠들기까지 수백건의 광고에 노출된다. 비디오 광고에서 영화의 줄거리를 즐기고, 신문이나 잡지의 평면 광고를 회화적으로 감상한다. 편지체의 기업 이미지 광고나 보험회사 광고 카피에서 문학적 감동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광고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상품의 구매를 부추기는 것이다. 나아가 현대사회에서 광고는 단순한 중개자가 아니라 이데올로기가 되고 있다. 즉 명품을 사는 것은 그 실체적 물건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회적 위세의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다.
프랑스 공산당 이론가 출신의 사회학자인 저자는 이처럼 우리가 늘 겪는 일상의 문제들을 파헤친다. 일상, 광고, 소비, 자동차, 여성지 등의 소재를 통해 현대사회의 구조를 바라보는 통찰력을 확장시켜 준다. 저자는 지루한 일상을 탈피하기 위해 우리의 삶을 개조하는 방향의 '문화혁명'을 주장한다. 차디찬 도시의 메마른 일상 속에서 상실한 '인간성'을 회복하자는 말이다.
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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