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설치장소가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로 결정된 직후 곧바로 이 지역에 투기바람이 불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일대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봉길리에 땅을 사겠다고 찾아오는 사람이 크게 늘고, 연고를 동원해 매물을 알아봐달라는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산했던 이 일대가 외부차량으로 붐비고 있으며 이미 주민투표가 시작되기 전부터 방폐장의 경주유치를 예상하고 땅을 매입한 투기꾼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양북면 용동2리 이장 박종두(58) 씨는 "어떻게 번호를 알았는지 수시로 주변에 땅 매물이 있는 지 묻는 전화가 걸려온다"며 "4일 하룻동안에 걸려온 전화만 수십통, 직접 찾아온 사람도 4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평소 주말보다 2배 이상의 외지 차량이 붐빈 감포읍 일대의 횟집은 울산, 양산, 포항, 대구, 서울 등지의 차량이 눈에 띄었으며 여기서 만난 40대 후반의 여성 4명은 "이미 유치성공 가능성을 점치고 보이는대로 주워 놓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매물은 거의 없고 가격 변동은 미미한 상태. 이는 지난 4, 5월 경주시의회가 방폐장 유치를 결의하고 본격적으로 유치전에 들어갔을 때 땅값이 올랐기 때문에 관망세라는 분석이다. 올초까지 평당 1만 원 내외이던 산속 묵정밭(오래 묵혀서 거칠어 진 밭)도 보통 4만∼5만 원대를 호가하고 도로변은 10만~20만 원까지 오르는 등 방폐장 유치추진 이후 이미 3배에서 10배까지 오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방폐장, 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 이전에 따른 땅 매입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내년 초 쯤이면 다시 땅값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라벌대 정두환 학장은 "땅값이 오르고 알박기성 투자가 나오면 정상적인 개발이 어려워 질 것"이라며 "장기적인 개발사업과 역사문화 도시라는 경주의 특성을 고려해 정부와 자치단체가 투기방지 대책을 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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