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지역이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일부에서 은폐·축소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중국 지도부가 무장경찰을 현장에 투입하는 등 AI와의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인청제(尹成杰) 농업부장은 가을철과 겨울철에 이동하는 철새의 활동범위에는 중국의 전국토가 포함돼 철새와 가금류의 접촉으로 쉽게 AI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현재의 정세는 매우 긴박하다고 말했다. 특히 랴오닝(遼寧)성은 요시베리아 등 북반구의 철새들이 호주로 이동하는 길목이어서 동북아 다른 지역으로 AI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 중앙정부 긴급회의 = 중국 국무원은 6일 오후 전국 AI 전화·화상 대책회의를 긴급 개최, AI 발생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감염과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지시를 전했다.
이 자리에서 AI퇴치 총책임자인 후이량위(回良玉) 부총리는 AI 발생을 신속히 보고·발표하고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을 포함한 10개 항의 강력한 방역지침을 시달했다.
중국은 AI 발생 이후 수 차례에 걸친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차원의 대책회의를 갖고 갖가지 조치와 대책을 거듭해서 시달하면서 AI 발생 예방과 확산 방지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는 관계자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왔다.
◇ 무장경찰 동원 대규모 살처분 = 랴오닝성은 이날 헤이산(黑山)현에서 발생한 AI가 인근 15개 향·진(鄕·鎭)으로 확산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헤이산현을 전면 봉쇄했다고 발표했다.
랴오닝성은 또 5일 오후 4시(현지시각)부터 헤이산에서 사육되는 전체 가금류 600여만 마리를 강제 살처분하고 AI 방역기금 8천500만 위안(1위안은 약 130원)을 긴급배정했다.
헤이산에서는 닭 8천940마리와 까치 등 야생조류 20마리가 AI로 폐사함에 다라이 일대 감염 의심 가금류 36만9천900마리를 살처분했다고 중국 농업부가 지난 3일 국제수역기구(OIE)에 통보한 바 있다.
헤이산의 가금류 살처분에는 1천800여 명의 지방정부 관계자, 의무 인원, 공안경찰 외에 올 들어 처음으로 준군사조직인 무장경찰이 동원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으나 동원된 무장경찰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 축소 의혹 = 이런 가운데 헤이산 AI는 OIE에 통보되기 한 달 전부터 이 마을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또다시 전염병 은폐·늑장보고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홍콩 명보(明報) 6일자 보도에 따르면 현지 주민들은 가금류 폐사가 지난달 26일부터 시작됐다는 농업부 발표와 달리 이미 한 달 가까이 됐다고 주장했다. 또 후난(湖南)성 렁수이장(冷水江)시의 한 양계장에서 지난달 18일부터 나흘 사이 닭 1천840마리가 집단 폐사했고 부근 2개 농가에서 사육하던 닭과 오리 30여 마리도 비슷한 증세를 보이며 죽은 것으로 조사됐으나 이런 사실이 농업부에 보고되지 않을 것으로 밝혀졌다.
닭이 집단폐사한 농장에서는 이 사실을 제때 방역당국에 알리지 않고 죽은 닭들을 모두 소각해 땅에 묻는 바람에 폐사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으나 후난성 수의총국은 조사 결과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지난달 후난성 샹탄(湘潭)현에서 병든 닭고기를 먹고 숨진 12세 소녀와 비슷한 증세를 보인 9세 난 남동생, 36세의 중학교 교사도 중국 당국은 당초 폐렴이라고 발표했다가 이제는 AI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쪽으로 선회했다.
이에 따라 위생부는 지난달 28일 이 같은 소견을 세계보건기구(WHO)에 통보한 데 이어 3일에는 이들 3명에 관한 더욱 상세한 상황과 함께 긴급조치 내용을 전달하면서 병의 원인을 공동으로 조사하기 위한 WHO 전문가의 중국 방문을 요청했다고 뒤늦게 밝혔다.
◇ 각 지방 방역 조치 = AI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면서 각 지방에서의 차단대책도 잇따라 베이징(北京)시는 모든 생가금류의 매매를 금지하는 한편 동물 예방접종기피자를 구류 처분하기로 했다.
후난성은 모든 가축과 가금류의 방목을 내년 4월까지 잠정 금지했고 지린성(吉林)성은 랴오닝성과 연결되는 2개의 국도에 검역소를 설치, 모든 진입 차량에 대해 소독을 실시하는 한편 우회도로를 전면 폐쇄했다.
또 윈난(雲南)성은 닭과 오리 등 사육 조류의 모이에 면역성분을 첨가해 공급하기 시작했고 상하이(上海)시는 중요 질병 병원균에 대한 연구·추적을 위한 전담실험실 설립에 착수했다. 북한도 중국 동북지방인 랴오닝에서 AI가 확산됨에 따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AI예방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하는 등 전염 차단에 나섰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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