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당국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교원평가제 시범실시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수업 등 교육현안을 놓고 정면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7일 교원평가제 시범실시에 반대하는 전교조 교사들의 집단연가투쟁을 불허키로 했다.
교육부는 이날 일선 시·도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교원평가제 시범실시 반대를위한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집단으로 연가 또는 조퇴원을 제출할 경우 단위학교는이를 불허하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징계 등 엄정하게 대처해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교원평가제 시범실시에 크게 반발하며 이날 이수일 위원장 삭발식을 여는 한편 12일 조합원 1만여명 이상이 참가한 가운데 집중 연가투쟁을 벌이고 APEC바로알기 수업도 전개키로 했다.
◇ 집단 연가투쟁 불허 =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단체행동권이없는 교원노조의 조합원들이 근무시간 중 교원단체에서 개최하는 집회에 참여할 경우 국가공무원법 및 교원노조법 위반"이라고 발혔다.
교육부는 "교원노조원들의 집회 참가는 학생은 물론 학부모의 신뢰를 저하시키는 등 학교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선 교육청별로 비상대책상황반을 구성 운영할 것을 지시했다.
교육부는 이날 소청심사위원회 회의실에서 전국 시·도교육청 교육국장 회의를열고 '교원평가 시범학교 공모 및 운영계획'도 시달했다.
시범학교는 내년 8월까지 시·도 교육청별 초·중·고 1개교씩 모두 48개교가지정돼 A, B안 가운데 1개안을 골라 운영한다.
희망 학교는 운영계획서를 작성해 시·도 교육청에 제출하면 일선 교육청은 15 일까지 교육부에 추천하고 교육부는 학교 구성원의 동의정도와 인화력 등을 기준으로 시범학교를 지정하되 자발적으로 교원평가제도를 운영했던 실적이 있는 학교가신청하면 우선 지정할 방침이다.
시범학교로 선정되면 2천만원 가량의 운영비가 지원되고 참여 교원에 대해서는교육공무원승진규정에 의거해 월 0.021점의 승진 가산점이 부여된다.
◇ 전교조 교원평가 저지 총투표 실시 = 전교조는 이날부터 조합원을 대상으로교원평가 강행저지를 위한 연가투쟁 총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전교조 관계자는 "오늘부터 10일까지 교원평가 강행 저지를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한다"며 "개표 결과 연가투쟁을 지지하는 조합원이 많을 경우에는 12일 집중연가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주말인 12일 서울 광화문 열린공원에서 개최될 집중 연가투쟁에 조합원 1만명 이상을 참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전교조의 이런 움직임에 당장 수능시험이 코앞에 닥친 일선 고교에서 이들을 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하필 가뜩이나 수험생이 예민해지는 입시철에 교육단체와 교육부 간 갈등으로자칫 고3 자녀가 입시에서 피해볼 것을 걱정하는 학부모와 학생의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 관계자는 "중등교사의 경우에는 토요일에 수업을 1∼3개 하는데 이날 연가를 낼 교사들은 그렇지 않은 다른 교사와 수업시간을 맞바꾼 후 앞당겨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전혀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교사들이 결근을 하게 되면 수업 교과 전담교사들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따라서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이런 방식으로 수업교과 전담교사들이연가투쟁에 참여할 교사 대신 수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교조는 이날 교육부 후문 앞에서 4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갖고 이수일 위원장 삭발식도 진행했으며 지부별로 16개 시·도 교육청 앞에서 교원평가 시범학교 선정 저지를 위한 집회를 벌이고 13일에는 전국노동자 대회에 참여할 방침이다.
14일부터는 김진표 교육부총리 퇴진을 위한 대국민 선전전도 실시키로 했다.
◇ 'APEC 수업' 전국 전개…장학지도 강화 = 전교조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비하를 담은 동영상으로 논란을 낳았던 부산 지부의 APEC 관련 수업을 전국으로 확대해 실시하기로 했다.
전교조는 7일 오전 영등포의 전교조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APEC 행사 기간인 14~18일 전국 차원의 'APEC 바로알기' 공동 수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정부와 부산시 교육청에서 APEC의 긍정적 효과만을 홍보하는 수업자료를 배포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의 중요한 이슈에 대한 자료 제공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APEC 공동수업을 실시하고 관련 자료를 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1일 한나라당에 의해 처음 공개된 부시 패러디 영상물에 대해서 이수일 위원장은 "부시 동영상이 학생들이 사회적 현상을 바로 아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당연히 새로 배포할 교육 자료에도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으나 한만중 대변인은 기자회견 후 연합뉴스에 "교육 자료에 부시를 다루는 내용은 담겠지만 논란이 됐던 영상물은 제외할 것"이라고 입장을 정정했다. 교육부는 APEC 동영상 자료에 대해 학교현장에서 수업자료로 활용되는 일이 없도록 장학지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해당 동영상이 교육자료로 부적합하다고 보고 이를 활용해 교육할 경우 국가공무원법 등 관계법령에 따라 엄중 조치키로 했다.
부시 패러디 영상물은 전교조 부산지부가 배포한 '아펙 바로알기 수업'의 교육자료로, 부시 미 대통령을 비속어를 남발하는 인물로 묘사하는 내용을 담아 논란이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한나라당이 교육 자료 중 일부 비속어를 문제 삼아 공동수업의 근본취지를 외면한 채 국민들을 상대로 선동만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전국 지부에 배포할 교육 자료를 11일 공개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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