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슈 따라잡기-'빈부격차'

최근 자료를 살펴보면 빈부격차의 심화로 경제의 양극화가 뚜렷해짐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참여정부에서 실시한 여러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부유층의 부동산 투기 등을 통한 자산 증식을 억제하고 극빈층에 대한 정부의 직접 지원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와 사회는 경제위기 극복과 함께 빈부의 양극화 타파를 위한 시스템을 재고해야 할 것이다.

□ 이슈의 배경

현재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가장 큰 공감대는 사회의 불평등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는 현실인식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회의 양극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한 불평등이나 양극화가 아니라 빈곤층이 확대되면서 나타난 '부익부 빈익빈'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 불평등이 없는 사회는 있을 수 없다. 그러나 불평등 문제는 소득이 낮은 사람들의 빈곤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양극화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추세인가? 불평등은 정말로 심해지고 있는가?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불평등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 외환위기 이후 4년 사이 소득 불평등 119% 심화

소득불평등의 추이를 10분위 소득 계층 분석과 지니계수 분석을 통해서 살펴보면, 양극화의 추세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1988년 이후 2000년까지 하위 10% 가구가 얻는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8년 2.81%에서 점차 줄어들어 1993년과 1996년 2.75%에 불과하였다. 경제위기 이후 2000년에는 그 비중이 더 급격히 줄어들어 2.17%로 낮아졌다.

하위 20%와 하위 30% 가구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0년대 중반까지 증가하였다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상층이 차지하는 소득의 비중은 감소하였다가 오히려 더 커졌다. 그 결과 상위 10% 가구의 소득비중과 하위 10% 가구의 소득비중의 차이는 1988년 9.83, 1993년 8.82와 1996년 8.43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2000년 12.85로 크게 증가하였다.

지니계수를 이용하여 소득 불평등을 측정한 결과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세금을 낸 이후의 가처분 소득 지니계수는 대체로 불평등이 적은 유럽 국가들의 경우 0.20대를 보여주고, 불평등이 심한 남미 국가들에서 0.40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의 경우 1996년 0.296으로 가구 소득 불평등이 심하다고 볼 수 없는 국가군에 속했으나, 2000년 지니계수가 급격히 커지기 시작하여 2000년 0.352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로 인한 경제위기를 경험한 4년 사이에 소득 불평등 정도가 무려 119% 정도 더 심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 OECD국가 중 세 번째로 높은 소득 불평등

다른 국가와 비교할 때, 한국의 불평등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한국의 불평등 수준은 OECD국가들 가운데 멕시코와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신자유주의 정책을 채택한 나라들(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불평등이 심하고, 유럽대륙의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불평등 수준이 낮다. 2000년 한국의 지니계수는 0.352로 선진 구미국가들 중에서 불평등이 매우 심한 영국 0.346보다 불평등이 더 심하고, 가장 불평등이 심한 미국 수준 0.368에 근접하고 있다. 2004년 한국의 소득 상위 10%와 하위 10%의 비율은 7.44로 미국의 5.45보다 오히려 더 커서, 양극화 정도도 미국보다 더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도시근로자 가구만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에도 그 비율은 7.10으로 미국보다 크다. 이것은 한국의 소득 불평등 수준이 멕시코를 제외한 모든 OECD국가들보다 더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환위기 전까지 한국에서 소득 불평등 수준이 완화되는 추세를 보여주었지만, 외환위기를 계기로 소득이 양극화되면서 소득 불평등이 급격히 심화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대단히 짧은 기간 내에 소득 분배가 크게 악화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드문 사례에 속한다. 또한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소득 분배가 악화되어 2000년 한국의 소득 불평등은 국제적으로 대단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 현재 한국 사회의 양극화는 '양극화'라는 표현이 의미하는 극단적인 상태는 아닐지라도, 한국의 소득 불평등 정도는 대단히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 불평등은 체제의 위기를 낳는다.

불평등은 사회제체의 속성과 관련이 있다.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편 나라들에서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유럽의 국가들에서 불평등은 상대적으로 적다. 한국의 경우도 외환위기 이전까지 불평등이 약화되다가 1997년부터 급격히 커지기 시작하였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격차 확대,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 간의 격차 확대, 취업자와 실업자 간의 격차 확대 등으로 소득 격차가 점차 커지고 있다. 또한 부동산 투기 등으로 인한 소유 부동산의 가격 상승 때문에 수도권과 비수도권, 서울에서도 강남과 비강남 지역 간의 격차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불평등의 원인이 다양한 만큼, 불평등을 약화시키기 위한 정책 대응도 다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정부는 산업정책, 조세정책, 복지정책, 교육정책, 주택정책, 노동시장정책 등을 통하여 경제적 불평등을 약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날로 심화되어가는 불평등을 방치하였다가는 사회 전체가 커다란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정권의 정당성, 국가의 정당성, 체제의 정당성에 관한 문제제기는 바로 이러한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 10분위 소득 계층 분석=전체 소득 계층을 10등분한다. 전체를 100으로 놓고 소득이 많은 순서대로 1등부터 10등, 11등부터 20등 … 91등부터 100등까지 묶는다. 이렇게 하면 상위 10%, 상위 20% … 하위 20%, 하위 10%로 구분이 가능해진다. 소득이 평등하다면 상위 10% = 하위 10%가 될 것이다. 그러나 소득이 점점 불평등해지면 상위 10%와 하위 10%의 격차가 점점 커질 것이다. 이것은 전체 소득 중에서 하위 10%가 차지하는 소들이 줄어들고, 상위 10%가 차지하는 소득이 늘어남을 의미한다.

△ 지니계수=소득 불균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0과 1 사이에 위치하며 숫자가 클수록 소득이 불균등하다. 일반적으로 0.4가 넘으면 소득 불균등도가 심한 것으로 평가한다.

△ 주요 키워드 : 양극화, 소득 불평등, 10분위 소득 계층, 지니 계수, 신자유주의, 노동빈곤층

소득불평등을 방치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그 해결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해 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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