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고만 산더미처럼 쌓이고…" 힘겨운 지역 알루미늄 새시

대구·경북지역 알루미늄 새시 업체들의 한숨소리가 크다. PVC 새시 제품이 10여 년 전부터 대기업의 공세적 마케팅으로 급속도로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건축경기 부진,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30여 개 지역 알루미늄 업체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창호를 제작하는 (주)삼선산업의 경우 30명이었던 직원이 최근 6명으로 줄었고 주택, 아파트 등의 창호 계약률은 IMF 이전의 10%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회사는 주상복합이나 빌딩 쪽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지만 대기업들의 물량·자금공세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파트 등 큰 공사는 대기업들의 PVC가 장악해 뚫을 틈이 없다"며 "지역 건설업체마저 단가가 비싸다며 중소기업들이 생산한 알루미늄 제품 사용을 외면한다"고 털어놨다.

원자재가 상승에다 업체 간 경쟁으로 마진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알루미늄 업계의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화성알미늄(주)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0% 줄었고, 신양금속(주)의 경우 알루미늄 새시 생산 비율을 60%에서 30%로 낮추고 산업용 자재 개발로 활로를 찾고 있으며, 성서공단 내 한 업체는 지난 6월부터 알루미늄 새시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임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비철조합은 도시개발공사, 시·도교육청 등을 상대로 알루미늄 새시의 우수성을 알리는 등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합 측은 알루미늄 새시가 단열성과 기밀성을 보완해 보온과 방음에 뛰어나고 화재시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점 등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주형 비철조합 상무는 "가격보다 안전성을 우선시해 달라고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지만 판로 개척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 성서공단의 한 알루미늄 새시 생산 공장. 대기업들의 PVC 새시가 시장을 장악하면서 지역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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