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달라졌다. 6개월여 전 4·30 재보선 이후와 비교하면 10·26 재선거 이후 보이고 있는 박 대표 행보에서는 확실한 변화 기류를 읽을 수 있다.
평소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극도로 자제해 온 박 대표의 최근 행보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신감'과 '여유'이다. 심지어 대권 도전에 대한 의지도 숨기지 않는다. 10·26 재선거 승리 이후 자신감을 단단히 회복한 것 같다.
이 같은 박 대표 변화는 사실 지난 4·30 재보선 이후와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당시 박 대표는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승리를 만끽하지 못했다. 선거 종반부터 찾아든 '독감'은 박 대표를 거의 한 달여 동안 괴롭혔다. 선거 이후 곧바로 자택 칩거에 들어가 수차례 링거주사를 맞기도 했다.
또 당 내외 갖가지 잡음도 박 대표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선거승리 후 박근혜 대세론이 고개를 들었지만 여의도연구소에서 유출된 사조직 문건 파동은 당을 내홍에 빠트렸다. '친(親)박' 쪽은 문건유출 당사자로 '반(反)박' 쪽을 지목해 음모론 공방을 낳기도 했다.
이 와중에 '박근혜 대세론'에 제동이 걸리기도 했다. 심지어 강재섭 원내대표는 '시대착오적 용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콧노래를 흥얼거릴 때가 아니다"는 비아냥도 들었다. 그러나 최근의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박 대표 자신이 주도하고 있다. TV 오락프로그램 출연은 물론 특강, 언론 인터뷰 등 보기 드문 강행군을 하고 있다.
10·26 재선에서 4대 0 압승을 거둔 재선거 승리가 직접적 원인이기는 하지만 최근의 당 지지도 상승 등은 박 대표를 고무시키기에 충분하다. 이 같은 자신감은 박 대표 발언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8일 중앙위 포럼에서는 "내년 5월 지방선거와 2007년 대선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했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실적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는 "과거 7% 지지율까지 내려갔던 당을 살렸다"고 말하는 등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박 대표의 자신감 있는 행보에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는 17일 당 혁신안 통과를 위한 당원대표자대회가 예정돼 있고 당직개편 등을 둘러싼 잡음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당내 일정은 박 대표가 넘어야 할 또 다른 산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사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8일 당 중앙위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최한 한나라포럼에 참석, 박수를 치고 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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