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1월 납북된 동진호 선원이 꿈에도 그리던 남녘의 어머니 품에 안겼다.
8일 오후 금강산 호텔에서 진행된 제12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김종심(72) 씨는 서해 백령도 부근에서 고기잡이를 하다 북으로 끌려간 아들 정일남(49) 씨를 18년 만에 만났다.
또 김씨는 아들이 북한에서 결혼한 며느리와 손자·손녀도 함께 만났다.
김씨는 상봉 순간 "우리 아들…우리 아들"이라며 정씨를 한동안 부둥켜안은 채 말을 잇지 못했으며 정씨는 "변하지 않으셨네"라며 하염없이 쏟아지는 어머니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이날 상봉장에는 김씨 가족을 포함해서 배동옥(101) 씨와 한삼임(100) 씨 등 모두 99가족이 눈물의 상봉을 했다.
특히 아버지가 국군포로인 차종진(54) 씨는 사망한 아버지 대신 북에 있는 사촌동생 2명을 만났다.
북에 있는 아들과 딸을 만난 현윤택(80) 씨 등 인민군 포로 출신 이산가족 3명도 북측 가족과 상봉했다.
이 밖에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성자립 총장의 아버지인 성시백의 사촌 며느리를 쌍둥이 동생으로 둔 민우순(90) 씨가 외손자와 시누이를 만났으며, 지난달 남측 아내가 사망한 이효종(85) 씨가 북에 있는 아내와 자식들을 상봉했다.
이날 상봉장은 55년의 이산의 한을 토해내듯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나와 눈물바다를 이뤘다.
이산가족들은 빛바랜 흑백사진이나 가계보 등을 함께 보며 다른 가족의 생사 여부를 확인했으며, 북녘 여동생을 만난 이기석(80) 씨는 코피를 쏟아 현장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한편 이날 부부·자식 33가족, 형제·자매 55가족, 3촌 이상 11가족이 상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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