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민선 대구시장도 문희갑·조해녕 시장처럼 경북고 출신이어야 한다(?)'
대구 일부 국회의원들이 차기 대구시장 후보로 경북고 출신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져 미묘한 파문이 일고 있다.
9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안택수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은 최근 대구의 한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대구시장 출마 채비를 하고 있는 서상기(비례대표) 의원으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자 "경북고 출신이 아니어서 곤란하다"는 요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시당위원장은 본사 기자의 확인 요청에 대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서 의원은 "큰 의미가 없는 농담으로 들었다"고 말해 안 시당위원장의 발언을 확인했다. 서 의원은 경북중·경기고를 졸업했다.
박종근(대구 달서갑) 의원도 경북고 후배인 곽성문(대구 중·남구) 의원에게 "대구시장 후보로 경북고 출신의 40, 50대 CEO를 찾아보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의원은 이에 대해 "그렇게 구체적으로 들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다른 한 의원은 "박 의원이 경북고 출신을 찾아보라고 곽 의원에게 주문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대구시장 후보를 경북고 출신으로 한정하는 것은 인재풀을 한나라당 스스로 좁히는 꼴"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현재 대구에 지역구를 둔 한나라당 의원 12명 가운데 박근혜 대표와 이명규·주호영·김석준 의원을 제외한 8명이 경북고 출신이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국회 주변에서는 "대구시장이 경북고 출신이어야만 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며 "경북고 출신 의원들이 시대 변화를 모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非)경북고 출신인 대구 지역 한 의원은 "특정고를 염두에 두고 시장 후보를 찾는 것은 대구 미래를 위해서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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