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유가 시대 겨울나기…중산층도 예외아니다

연탄보일러·전기매트 '불티'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모임 '손잡고 가요' 회원인 엄지호(59)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100가구에 연탄 200장씩을 나눠줄 생각으로 인터넷을 통해 지원사실을 알리자, 240가구나 신청해 왔기 때문.

올 겨울이 유난히 춥다.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서민들은 물론 중산층까지 '절약전쟁'에 나서고 있다. 기름값이 오르면서 연탄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연탄으로 바꾸자= 대구 북구 태전동에서 '안동한우촌' 식당을 운영하는 권헌득(53)씨. 그는 지난달말 식당내에 있던 기름보일러를 연탄보일러로 바꿨다. 기름값이 너무 올라 연료비가 적게 드는 연탄보일러를 쓰기로 한 것.

"예전 같으면 이맘 때 기름값이 월 60만원 정도 들었는데 올핸 기름값이 올라 80만원 정도 들어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연탄을 쓰자'고 결심했죠. 이제 한달 15만 원이면 충분합니다."

우성보일러 이종윤(55·대구 중구) 사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기름 보일러에서 연탄 보일러로 바꾸려는 사람들이 배 이상 늘어 우리가 특수를 맞고 있다"며 "연탄보일러를 설치해 달라는 주문이 기름보일러에 비해 3배나 많다"고 전했다.

연탄공장도 오랜 만에 '대박'이다. 대구연료공업사업협동조합은 지난 2002년 3만4천t이던 연탄소비량이 2003년 4만1천t, 2004년 7만4천t으로 계속 증가했다. 올해는 11만5천t 정도의 연탄이 소비될 전망. 올해 연탄 소비량이 2002년에 비해 4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산층도 절약대열= 최명식(42·대구 수성구 수성2가)씨는 최근 전기매트를 샀다. 최씨는 "기름 보일러는 한 번 돌리면 집안 전체를 데우기에 연료가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며 "하지만 전기매트는 필요한 곳만 데울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상품판매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옥션(www.auction.co.kr)에 따르면 전기매트 제품이 실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9월부터 두달 동안 모두 13만여 장의 전기매트가 판매돼 지난 해 같은 기간 판매량(6만2천여 장)보다 배나 많았다는 것.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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