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훈민정음 國寶 1호' 바람직하다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 '훈민정음(訓民正音)'을 '국보 1호'로 지정하자는 주장이 일고 있다. 국가의 정체성과 민족의 창의적인 미래를 위해 다소 혼란은 따르겠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다.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게 또 국민적인 공감대 위에 '훈민정음'을 '국보 1호'로 당당하게 선포해야 한다. 기왕이면 한글 제정을 기념하는 한글날도 공휴일로 재지정되기를 바란다.

우리나라에는 307건의 국보가 있다. 다 역사' 학술'예술'기술적 가치를 지닌 문화재들이다. 국보의 일련 번호가 우열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국보 1호'의 경우는 다르다. 그 상징성과 대표성으로 민족의 자부심에 큰 영향을 끼치니 만큼 28개 자음과 모음으로 세계를 놀라게 한 훈민정음으로 교체해야 할 당위성이 있다.

1962년 12월 국보(70호)로 지정된 훈민정음은 '훈민정음 예의본', '훈민정음 해례본' 등 2권 2책으로 구성된 목판본이다. "나라 말씀이…"로 시작되는 '훈민정음 예의본'과 글자를 만든 뜻과 용법을 풀이한 '훈민정음 해례본'이 발견됨으로써 한글 발음 기관을 본뜬 상형문자로 입증됐다. 그러기에 영국 역사학자 존 맨은 한글을 모든 언어가 꿈꾸는 최고의 알파벳이라 극찬했고, 옥스퍼드 대학은 세계 모든 문자 가운데 1위가 한글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여진을 정벌한 공로로 세종으로부터 하사받아 1940년까지 안동 이한걸 가가 보관한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발간일(1446년 9월 상순)까지 명시돼 한글날 제정의 근거를 제공하기도 했다. 일제 때 전재산을 털어 우리 문화재를 지켜낸 전형필이 입수, 6'25때도 분신처럼 지니고 있다가 지금은 간송미술관에 영구 보관하고 있는 훈민정음의 국보 1호 지정, 이설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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