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요시평-大邱 경제의 東進 전략

1960년대부터 웅비를 시작한 한국경제 발전의 축은 1990년대 중반까지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이른바 경부고속도로시대를 연 것이다. 삼성전자그룹의 수원, 대덕 연구단지의 대전, 대형 공단이 들어선 구미, 섬유산업의 대구, 자동차'조선산업의 울산, 신발산업의 부산은 그야말로 한국경제발전의 요람이자 발원지였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기부터 서해안 시대가 도래하였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은 인천, 행정수도 건설로 이어지는 충청권, 각종 대형 개발 프로그램으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호남지역 서해안이 현재 국토발전의 중심축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는 거대 중국의 부상이 가져다준 결과이다. 필자는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서해안 시대의 등장에 따른 동해안 지역의 위기를 줄곧 강조해 왔다. 대구'경북지역의 소외 및 고립문제가 그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은 대구, 포항, 경주를 중심으로 한 동해상권의 창출이라 할 수 있다. 이른바 대구의 동진전략이다. 동진전략의 전제조건으로 대구와 경북의 조건 없는 협력체제 구축을 제시하면서 구체적 방안으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첫째, 현재의 경북지역인 하양 일대와 영천을 대구광역시로 편입하고 둘째, 영천지역에 대구'경주의 공동공항을 건설하며 셋째, 포항을 동해안 물류'운송 허브 항구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첫 번째의 행정구역 조정문제는 대구광역시를 포항항구에 50km 이내로 근접시켜 해운(海運)강화를 통한 대구경제의 해양화를 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의 공동공항 건설문제는 대구의 기존 육운 중심체제에다 위에서 언급한 해운화 전략을 추가시키면서 마지막으로 공운(空運)강화 전략 구사를 통해 대구가 명실상부한 육'해'공운의 중심지로 부상될 수 있게 한다. 대구'경주 공항은 이런 기회에 한국 동남권 허브공항이 될 수 있도록 그 규모를 인천 공항에 버금가게 해야 할 것이다. 이른바 대경(大慶 ; 대구-경북 또는 대구-경주)공항이라 부르는 것이 어떨까 한다. 그리하여 대구의 중추산업과 경주의 문화'관광산업이 함께 어우러져 뉴욕, 베이징, 동경, 런던 및 파리 등과 직접 연결되게 하여야 한다. 세 번째의 동해안 허브 항구 건설전략은 대구경제의 국제화와 포항이 중심이 된 동해상권을 창출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 이 전략의 핵심은 한국의 포항, 북한의 청진, 일본의 니가타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의 4각 체제의 형성이다. 동해상권은 초기엔 일반 물자의 교역량이 많을 수 없다. 그래서 우선은 북한의 풍부한 지하자원과 시베리아의 원유와 천연가스 등의 자원과 에너지의 운송과 물류를 겨냥해야 한다. 최근 시베리아 자원을 두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중일 간의 자원전쟁에 우리도 동해상권 구축을 위해 적극 뛰어들 필요가 있다. 한편 함경도에 집중적으로 매장되어 있는 북한 지하자원이 지금 상당량 중국으로 반입되고 있다. 자원전쟁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그냥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북한 지하자원의 포항항구를 통한 남한으로의 반입을 위해 청진항과 함경도 탄광 간의 수송도로 건설프로젝트에 한국의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 이는 남쪽의 경제 발전을 도모하면서 동시에 남북한 양측의 협력분위기를 구축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최근의 어느 대북 프로젝트보다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 지하자원 수송을 위한 도로 건설 프로젝트는 철광석 실수요자인 포항제철이 자금을 부담하고 건설작업을 주도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과제는 남한'북한'러'일 4개국 중앙정부의 장기적 청사진 하에 이 지역 공동의 낙후지역인 남'북한의 동해안, 시베리아의 동해안과 일본의 서해안 지역의 발전을 위해 포항-청진-블라디보스토크-니가타 직항로를 열면서 동해상권 창출을 위해 4개국이 공동 대처해야 한다는 점이다.

더구나 최근 경주가 방폐장을 유치함으로써 경주-포항-영덕-울진으로 이어지는 경북 동해안 334km에 대형 에너지 벨트가 구축되고 에너지 클러스터가 탄생될 것이다. 그 중심에 경주와 포항이 있어 이 두 도시는 한반도 동해안의 핵심 발전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다. 따라서 대구가 새로운 발전 프레임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이들 두 도시와의 전략적인 연계와 상호 접근전략의 필요성이 명백해진다. 또한 경북 동해안지역의 부상은 대구경제 활성화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장기 침체와 위기에 처한 대구경제가 동해상권 창출과 동진전략에 올인(all in)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신주식 대구가톨릭대학교 중국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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