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가 변했네….'
8·31 부동산종합대책으로 식어버린 청약 열기에, 평당 1천만 원대의 분양가 등 어려운 상황에서 주택업체들이 실수요자들을 붙잡기 위해 디자인과 평면 경쟁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평형 구분 없이 원목과 대리석 등 고급 마감재를 사용하고 톡톡 튀는 실내 구조에다 화려한 색상의 디자인까지 신규 분양 아파트들이 하루가 다르게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더 큰 평형처럼
30평형대는 업체마다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신평면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신일 해피트리는 이달 말 달서구 진천동에 분양할 33평형에 테라스와 ㄷ자형 주방을 도입했다. 현관 쪽 작은 방에 붙은 테라스는 방 크기와 비슷한 3평 정도. 신일 관계자는 "40평형대 이상에 도입되는 테라스는 실내 정원이나 서재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며 "ㄷ자형 주방도 단순 데크형이 아니라 벽면형으로 설계해 주부들의 독립 공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롯데도 7일부터 분양에 들어간 '본리 롯데캐슬' 24평형과 28평형에 부부욕실을 설치했으며 33평형대는 안방과 작은방 사이 거실 벽면에 원목형 테두리를 넣고 간접 조명을 설치,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월드건설은 범어동 메르디앙 34평형에 3.5베이를 적용, 개방감을 높였으며 40평형대 안방에 별도 테라스를 넣어 공간 활용도를 높였으며 죽곡 한일 유앤아이는 34평형 발코니 넓이를 2.2m로 만들어 확장시 45평형대의 거실 공간이 되도록 했다.
아파트 최상층도 변하고 있다.
우방은 지난달 말 분양한 성서유쉘 단지 최상층 거실 높이를 4m로 높였으며 9월에 분양한 칠곡화성파크 드림도 최상층에 경사형 거실 천장을 설치하는 등 호텔식 구조를 도입했다.
중대형 평형의 고급화 경쟁은 하루가 다르다. 대표적인 사례는 11일 나란히 범어동 단지를 분양하는 삼성 래미안과 월드 메르디앙. 삼성은 앙드레 김이 직접 설계한 벽지와 마감재를 넣어 고급 리조트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으며 화장실은 '호텔 톤'의 느낌을 받도록 꾸며 놓았다. 삼성 관계자는 "입구부터 작은 방까지 독특하면서 차별화된 색상의 마감재를 사용해 세련미를 높였으며 단지 전체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위해 리조트 형의 기둥식 복도와 입구 로비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평면 설계에 강한 월드건설은 40평형대 이상의 전용 면적을 타 단지보다 3, 4평 더 확보하고 베란다와 거실 바닥을 동일한 대리석 타일로 처리, 개방감을 높이고 벽면의 상당 부분을 원목과 대리석으로 처리, 호텔 풍의 분위기를 내고 있다.
▲다양한 편의 시설과 친환경 자재
단지 편의 시설도 웬만한 리조트가 부럽지 않다. 퍼팅 연습장이나 피트니스 센터는 대부분 단지에서 기본 사양이 됐으며 인터넷 특등급에다 옥외 무선랜을 적용하는 단지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찜질방과 수영장까지 등장할 정도.
동일하이빌은 범어동 단지에 입주민 전용 찜질방을 넣었으며 삼성은 사우나를, 대우는 8월에 분양한 월배 단지에 수영장을 설치했다. 또 월드건설은 YBM과 연계해 입주민 전용 영어마을을, 칠곡 화성파크드림은 자녀들을 위한 한자마을을 운영할 계획이며 신일은 전자책 도서관을 만들어 PDA나 단말기를 통해 수만 권의 책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또 음성인식이 가능한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삼성은 옥외 무선랜을 각각 설치할 계획이다. 단지내 공원도 획일화된 화단형에서 생태공원, 실개천을 도입하거나 바닥, 벽면에 분수대를 설치하는 단지가 늘고 있으며 어린이 놀이터도 'EQ 개념'을 도입한 놀이시설과 자연 학습이 가능한 친환경 놀이터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고급 주상복합에 도입되던 웰빙시스템도 기본 사양으로 채택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개별 정수 시스템을 적용하고 거실과 안방에는 자동 환기시스템을 넣는 한편 천연 페인트와 참숯 도배지, 원목 마루 등 친환경 소재는 대부분 단지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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