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오후 6시 동아백화점 본점에 위치한 동아인터갤러리가 사람들로 북적였다. 평소보다 3배는 더 많아 보이는 관객들이 손에 카메라를 들고 섰다. 연기자에서 한 사람의 아내로, 엄마로, 다시 화가로 돌아온 최수지(37) 씨의 첫 개인전 오프닝 때문이었다. 최근 대구예대 서양화과에도 합격한 최씨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갤러리는 장사진을 이루었다.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으로 팬들 앞에 화가로 돌아온 최씨를 만났다.
-첫 개인전입니다. 느낌은 어떤가요?
▲여러가지 감정이 복잡하게 다가오네요. 제 실력이 공식적으로 알려지는 마당이라 '벌거벗은 임금님'이 된 것 같아요. 물론 처음 갖는 개인전이라 마음이 설레기도 하네요.
-미술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죠?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전시회를 자주 갔어요. 그림을 보다 보니 내면에서 뭔가 느껴지더군요. 예전에 어머니 반대로 미술공부를 그만뒀던 기억도 났고요. 그러던 중 한국으로 오면서 그림 그릴 기회가 생겼어요. 대구국제부인회(TIWA)에서 유화를 그리기 시작했죠. 회원 중 한 분의 소개로 서양화가 조몽룡 씨를 만나 지도를 받기 시작했어요. (취미로 시작한 유화로 최씨는 지난 7월 한국미술협회 경산지부가 주최한 제2회 삼성현(三聖賢) 미술대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작품에 꽃이 많이 등장하던데…?
▲원래 꽃을 좋아해요. 집에서도 자주 꽂아두고요. 그런데 생화는 1주일도 안돼 시들더군요. '아름다운 꽃을 영원히 간직하자'는 심정으로 꽃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작품을 보니 따뜻함과 행복함이 느껴지네요.
▲그림에서 성격이 드러난다는 말이 맞나 봐요. 제가 원래 고흐의 작품을 좋아해요. 강렬함 속에서 느껴지는 천진난만함이 멋져요. 원래 명랑한 성격이라 작품에 그대로 반영됐겠죠.
-미술학도로 새출발하는데 학창생활 다짐이 있다면?
▲캠퍼스의 낭만을 느껴보고도 싶지만 제겐 너무나 소중한 가족이 있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요. 동급생들이랑 MT 가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군요.
-앞으로 작품 활동은 어떻게?
▲아직 배우는 단계잖아요. 최근 드로잉 작업에 묘미를 느끼고 있어요. 앞으로 다양한 변화를 통해서 '최수지풍'이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작품들을 만들어 가고 싶어요.
-아직 연기자로 기억하고 있는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너무나 감사해요.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 아쉬워요. 현재 상황에서 양보해야 할 일이죠. 그래도 연기자는 영원한 것이라는 걸 기억해주셨음 해요.
늦깎이로 시작한 그림 그리기와 곧 시작될 대학생활,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와 꿈, 전시회를 찾아준 많은 사람들로 최씨는 연신 웃음을 그치지 않았다. 사랑하는 남편과 딸과 함께 하는 행복한 생활은 그녀의 작품 곳곳에 묻어나 있다.
꽃과 풍경을 그린 최씨의 작품은 개인적 감성과 직관에 재구성됐다. '화폭 위에서 노래한 듯한' 어린아이의 그림 같은 천진함과 분방함·해학미까지 곁들인 그녀의 작품 전시회는 17일까지 계속 된다. 053)424-8991.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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