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내년 5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간부들의 잇단 사퇴로 행정공백 상태를 맞고 있다. 그러나 경북도는 예견된 사태에 대해 "퇴직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혀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땜질 인사로 일관해 행정공백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출마를 선언하고도 퇴직을 미루는 간부들 때문에 선거때마다 임시 인사를 해야 해 공무원사회 내부에서는 출마예정자들의 퇴임시기를 현행 선거 3개월 전에서 6개월전으로 앞당기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경북도는 10일자로 김대성 상주부시장을 전격 교체했다. 이는 김 부시장이 포항시장 출마를 선언한데다 지난달 발생한 상주공연장 참사 사태 수습에 소홀했다면서 김근수 상주시장이 교체를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후임으로 발령난 한상한 경북도 기획관 역시 군위 군수에 출마할 예정이라는 것. 시장이 지방선거 출마예정을 이유로 부시장의 교체를 요구했는데 다시 출마예정인사를 발령한 꼴이 됐다.
또 총무과로 대기발령난 김 전 부시장의 경우 퇴직할 때까지 보직을 주지않을 방침이어서 결국 하는일 없이 스스로 나갈때까지 국민들의 혈세로 급여를 줘야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길을 경북도가 터줬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현재 경북도에서는 12월 말 정년을 맞는 황성길 정무부지사가 상주시장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며 남성대 의회사무처장이 경북도지사, 최윤섭 기획관리실장이 경주시장, 한상한 상주부시장이 군위 군수, 이희지 새마을과장이 영양 군수를 출마한 상태지만 아직 현직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장급으로 공석인 환경산림국장(3급)과 공무원교육원장(3급), 기획관(4급)의 경우 도의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고, 승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도의회가 열리는 이달 21일 이전에 후임자를 발령할 계획이다. 결국 지난달 울진군수 출마로 명예퇴직해 공석이 된 경제통상실장 인사에 이어 11월에 환경산림국장 등 3명, 12월 중 교육파견중인 3명에 대한 후속인사, 내년 1월 퇴임예정인 기획관리실장(2급)과 의회사무처장(2급) 인사 등 10월부터 매달 인사를 해야할 형편이다.
이와 함께 경북학숙원장과 경북개발공사 사장 등도 산하 공기업의 장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정년을 1, 2년 앞두고 일부 간부가 명예퇴직할 예정이어서 땜질식 누더기 인사는 내년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경북도 주낙영 자치행정국장은 "같은 공직자로서 말하기는 힘들지만 출마에 뜻을 둔 사람이 업무를 제대로 챙길 수 없을 것"이라며 "퇴직시기를 앞당기는 등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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