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덕대게는 이상없어...

"영덕대게는 괜찮아요. 안심하고 드세요." 지난 주말 모 방송국이 폐기물 해양 투기로 동해에 서식하는 붉은대게(일명 홍게)에서 머리카락 등을 포함한 산업폐기물이 검출됐다는 보도를 한 후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영덕대게 집산지 강구항 일원 상가들이 매출격감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벌써부터 일부 업소에서는 영덕대게와 홍게를 혼돈한 소비자가 영덕대게 택배 주문을 취소하는 등으로 손실을 입고 있고, 홍게를 수족관에 넣어 팔아 온 일부 상인들은 불똥이 튈 것을 우려, 9일부터 홍게를 없애는 등 발빠른 움직임이다. 홍게의 경우 대부분이 맛살 제품 등을 가공, 수출하는 회사에 납품되고 상품만 식당으로 나와 영덕대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 단체관광객들이 선호해 왔다.

상인들은 "당시 보도된 문제의 대상은 홍게인데 엉뚱하게도 영덕대게까지 파편을 맞고있다"며 6월부터 5개월 동안 어획 및 판매 금지됐던 영덕대게를 지난 1일부터 팔고 있는데 이런 사태가 빚어져 걱정이 태산"이라고 하소연했다.

배후일(56) 강구상가연합회 회장은 "홍게의 서식지는 수심 2천여m인데 반해 영덕대게 서식지는 500m 전후로 자라고 있는 환경이 완전히 다르다"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홍게나 대게가 큰 차이가 없는 것 아니냐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민들은 "마리당 1만 원 내외하는 영덕대게는 해양심층수층로 오염원이 없는 연안 200∼300m 수심에서 잡아 올리고 있다"면서 "어자원 보호차원에서 축산면내 어민들이 대게 어획을 한달 늦추는 등 최선을 다하는 마당에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며 안타까워 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영덕지역 상인들은 조만간 대책회의를 열어 '해양투기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해양수산부와 국회 등에 제출키로 했다.

영덕·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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