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검사는 모든 종류의 신체검사에 반드시 포함되는 항목이다. 검사를 받는 입장에서 보면 다소 거북하고 효용성에 대한 불신도 있을 수 있지만 소변검사는 신장과 요관, 방광, 요도의 병뿐만 아니라 전신 질환을 추적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 검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소변검사의 허와 실, 소변검사에서 흔히 발견되는 혈뇨와 단백뇨의 의미에 대해 알아본다.
■검침봉 검사의 한계
일차적인 소변검사는 검침봉을 이용해서 실시된다. 검침봉은 소변을 통해 관찰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상 요소를 이 른 시간 안에 한꺼번에 알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소변에 피 또는 단백질, 당분 등이 섞여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소변의 산성도도 측정할 수 있다. 검침봉을 이용한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신장을 포함한 요로 계통에 병이 없다고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화학적인 반응에 기초한 검침봉 검사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사구체(피를 걸러주는 기관)에서 걸러진 다른 물질의 간섭으로 병이 없는 경우에도 이상 소견을 보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혈뇨다. 검침봉을 이용한 혈뇨검사는 지나치게 예민해서 음식물에 포함된 성분과 반응하여 양성을 보일 수 있다.
검침봉 검사의 다른 한계점은 병의 발생부위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혈뇨가 발생된 부위가 신장, 요관, 방광인지, 신장 내에서도 사구체 또는 세뇨관(피를 재흡수 하는 기관)인지를 구분할 수 없다. 사구체와 세뇨관, 요도, 방광 등 부위에 따라 주로 발생되는 병이 다르기 때문에 병의 발생 부위를 정확히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 한 번의 검사로 그 병이 일시적인 것인지 지속적인 것인지도 구분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일차적인 소변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된다면 적당한 시간이 지난 후 재검사를 실시하여 병의 지속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이상 현상이 지속된다면 원인이 된 병의 종류와 발생부위를 확인하고 치료의 필요성을 결정하기 위한 정밀검사를 실시해야 한다.
정밀검사를 하게 되는 가장 흔한 경우는 혈뇨나 단백뇨가 지속적으로 관찰될 때다. 혈뇨가 지속되는 원인은 환자의 나이에 따라 다르고 발현 양상도 원인에 따라 눈으로 볼 수 없는 경우부터 핏덩어리가 보이는 것까지 다양하다. 현미경을 통한 소변 검사로 발생부위를 어느 정도 짐작을 할 수는 있지만 보다 정밀성을 높이기 위해 방사선학적 검사를 주로 한다. 편리하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신장과 방광의 초음파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혈뇨와 단백뇨
신장이나 요관 및 방광에서 발생되는 거의 모든 병들에게서 혈뇨 증상이 나타나지만 40세 이상 환자에서는 요로계통의 암 발생이 중요한 원인이다. 이때는 암세포 검사 및 방사선 검사, 방광경 검사를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혈뇨가 단백뇨와 같이 관찰되면 병의 발생부위는 신장의 사구체일 가능성이 높다. 사구체 질환은 세균의 감염에 의해 발생되는 신우신염과는 달리 우리 몸의 면역 반응 장애로 발생된다. 양측 신장에 동시에 발생하여 같은 정도로 병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원인이 다양하며 같은 원인에 의한 경우라도 개인에 따라 심한 정도가 큰 차이를 보인다. 만성신부전으로 진행되는 빈도도 차이 나기 때문에 발견되는 시점부터 정확하게 상태를 파악해야 한다. 사구체 질환의 진행 경과는 원인 질환의 종류, 소변에 배출되는 단백질의 양, 검사 당시 신장의 조직상태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검침봉 검사에서 단백뇨가 발견되고 지속된다면 24시간 동안의 소변을 모아 그 안에 포함된 단백질의 총량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하루 동안의 소변 수집이 번거롭고 힘들어 1회 소변을 통해 단백질의 양을 재는 방법이 도입되고 있지만 24시간 소변에서 단백질 총량을 측정하는 방법이 더 바람직하다. 적어도 하루 2g 이상의 단백뇨가 혈뇨와 동반된다면 신장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신장조직검사는 사구체 질환의 원인 및 현재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며 치료를 위한 약의 선택이나 사용 기간 및 병의 진행 과정을 알기 위한 필수적인 진단이다.
흔히 암이 있기 때문에 신장조직검사를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신장이나 방광의 암은 방사선 검사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조직검사가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도움말:안기성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신장내과 교수
사진: 40세 이상 환자에게 혈뇨 현상이 지속적으로 관찰되면 요로계통의 암 발생을 일단 의심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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